정권 교체될지 미리 알 수 있는 13가지 조건 [정치에 속지 않기]
이런 잣대 가운데 하나이자 그동안 매우 높은 적중률을 보인 게 앨런 릭트먼 미국 아메리칸대 교수의 13가지 조건이다. 1984년부터 지난 2020년 대선까지 한 번의 예외(2000년 대선. 재검표 논란이 불거졌다)을 빼고는 결과를 다 맞춰서 ‘족집게’로 통한다.
그는 과거 100년 이상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해 13가지 조건을 뽑아냈다. 각 조건에 ‘그렇다’와 ‘아니다’로 답을 하면 되는데, 6개 이상 ‘아니다’가 나오면 정권 연장 불발, 즉 정권이 바뀐다는 예측이나온다. 이 13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중간선거에서 여당 승리한다, 2) 여당 내 대선 경쟁이 미약하다, 3) 현직 대통령이 여당 후보가 됐다, 4) 유력한 제3의후보가 없다, 5) 선거기간 중 경기침체가 아니다, 6)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다, 7) 중요한 정책 변화가 있다, 8) 지속적인 사회 불안이 없다, 9) 대형 스캔들이 없다, 10) 외교·군사적 실패가 없다, 11) 외교·군사적 성공을 달성했다, 12) 여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있다, 13) 야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없다.
13개 조건 가운데 세 번째인 ‘현직 대통령이 여당 후보가 됐다‘는 단임제인 우리 정치에는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조건을 지난 2022년 대선에 적용한다.
우선 ‘아니라’가 나오는 조건들을 따져보자. 우선 1번. 대선 전 선거로는 2021년 보궐선거가 있었다. 대한민국 제 1, 2 도시인 서울과 부산 시장을 새로 뽑는 선거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강하게 가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패배였다. 2번 조건에선 2021년 가을 진행된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짙은 휴유증을 남길 정도로 치열했다. 5번과 관련해 대선 기간은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제 시기였고, 게다가 성장률 역시 해마다 하향하는 상황(6번)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적 이벤트는 많았지만 뚜렷한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려워 11번도 ‘아니다‘이다. 야당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카리스마’가 있다고 할 수 있으니 13번도 ‘아니다‘가 될 것이다. 일단 6가지 조건이 ‘아니다’이다.
반면 ‘그렇다‘라는 답이 가능한 조건을 보자. 4번의 경우 대선 당시 유력한 제3의 후보는 없었다. 7번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대북 정책의 변화가 있었고 공수처·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도 있었다. 8번이 애매한데 이른바 ’조국 정국‘으로 사회적 대립이 심해졌고,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사회 불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또 정권의 대형 스캔들은 없었다(9번). 10번은 다소 논쟁적인데, 외교·군사적으로 성과도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실패라고 볼 것인지는 시각이 갈릴 수 있다. 여기선 보수적으로 잡아서 ‘그렇다‘로 답한다. 12번의 경우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결단력을 가진 후보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카리스마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6가지 조건이 ‘그렇다’이다.
‘그렇다‘와 ‘아니다’가 6대 6인데, 13개도 아닌 12개 조건 중에 ‘아니다‘가 6개나 나왔으니 정권 연장 불발로 전망되고 실제 2022년 대선에서는 정권이 교체됐다. 그런데 전임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꼽히는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이고 이것이 정권 교체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제외된 3번 조건 자리에 ‘결정적인 정책 실패가 없다’란 새 조건을 추가할 수 있고 이 조건의 답은 ‘아니다‘가 된다. 사후적인 모델 수정인 셈인데, 이렇게 하면 ‘아니다’가 총 7개로 늘어난다.
다음 대선은 2027년 3월이다. 13개 조건을 가진 대선 예측 모델을 적용하면 어떤 예측이 나올까. 대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에는 가늠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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