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 대통령 장·차관 인사에 "기어이 극우정권의 길 가겠다는 선언"

▲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에 단행한 장·차관 인사를 두고 “이번 개각은 국민통합을 포기하고 기어이 극우 정권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비난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일부장관 후보자에는 적대적 대북관에 매몰된 사람을,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권력에 기댄 BBK 정치검사를 지명하고, 국가공무원 교육을 책임질 인재개발원장에 극우 유튜버를 임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통일부를 해체하고, 국민 권익을 정치검사의 잣대로 재단하고, 극우 유튜버를 내세워 공직사회를 극우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께서 태극기부대의 수장을 자처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사무총장은 “이번 개각은 국정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짓밟은 개각”이라며 “즉각 ‘극우 개각’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은 통일부 장관에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 대해 ‘김정은 정권 타도’ 등의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들어 통일부 수장에 부적격이라고 주장해 왔다.

검사 출신인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서도 지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게 야권 평가다.

김재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내정자의 경우 ‘문재인 군 생체실험’ 등의 내용으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한 바 있어 야당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법원 판결에 따라 검찰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특수활동비 사용내역 중 70억여원 이상의 증빙 자료가 누락된 데 대한 진상규명도 시사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검찰이 증빙자료를 고의로 은폐한 정황이 있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이 필요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한 지난해 7월 감사원이 개정일 고시를 하지 않고 훈령을 바꿔 국무총리에게 감사청구권과 사전협의권을 부여했다고 주장하며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고발과 함께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아울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 등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을 비판한 데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표는 전날 울산시당 워크숍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불치의 질병에 걸린 것 같다”며 “마약에 도취해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국민의 참사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대통령이 전 정부를 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하더니 여당 대표마저 그에 편승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으로 그런 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참사마저 정쟁화하는 여당 대표의 망언이야말로 비정함을 넘은 파렴치한 수준”이라며 “즉각 사과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사무총장은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30일 본회의 도중 지인과 일본 홋카이도 여행 관련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과 관련해 “당에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오염수 괴담’을 퍼 나르며 반일 감정을 자극하더니 정작 자신은 일본 여행의 단꿈에 젖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