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누리 없는 에지'…"'앨범 단위' 호흡으로 더 빛나는 샤이니 월드"

이재훈 기자 2023. 7. 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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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단위의 음반은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보다 긴 호흡으로 제대로 된 뒷심을 발휘한다.

임희윤 음악전문 기자(희미넴·Yuni Lim)는 "K팝은 파편화된 SNS, 그리고 릴스와 쇼츠에 가장 적합한, 순간적 미학으로 가장 빛나는 유명한 장르다. 하지만 그 대척점에 선 몇몇 작품은 앨범 단위의 긴 호흡으로 더욱 더 빛난다. 샤이니의 앨범들은 그 좋은 예"라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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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내세운 정규 8집 '하드' 호평…"장르의 환기"
[서울=뉴시스] 샤이니. 2023.07.0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규 단위의 음반은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보다 긴 호흡으로 제대로 된 뒷심을 발휘한다.

그룹 '샤이니(SHINee)'가 증명하는 사실이다. 이들이 최근 발매한 정규 8집 '하드(HARD)'엔 다양한 장르가 실렸는데, 음반의 정서를 지배하는 건 타이틀곡 '하드'와 타이틀곡 후보였던 '주스(JUICE)', 힙합 풍의 두 곡이다. 이 곡들의 완성도가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더 주목 받는 모양새다.

샤이니는 그간 자신들이 K팝 내 개척한 영역인 청량 팝과 더불어 '셜록' '에브리바디' '뷰'처럼 음악과 퍼포먼스의 이종교배 실험을 해온 주인공이다.

샤이니의 세계관에서 힙합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라오기 시작한 건 정규 7집 '돈트 콜 미(Don't Call Me)'(2021)의 동명 타이틀곡 '돈트 콜 미'다. 정규 2집 '루시퍼'(2010)에 올드 스쿨(Old School) 힙합 풍의 '업 앤 다운(UP & DOWN)'을 싣는 등 직간접적으로 힙합을 접해왔지만 '돈트 콜 미'는 샤이니가 사실상 처음으로 활동 전면에 내세운 힙합 곡이었다.

'돈트 콜 미'에 이어 프로듀서 겸 작곡·작사가 켄지가 중심이 된 두 힙합곡 '하드'와 '주스'는 각각 붐뱁·R&B 등을 믹스한 올드스쿨 하이브리드 힙합과 하이 템포의 힙합인데, 빤한 힙합 문법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서울=뉴시스] 샤이니. 2023.07.0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은 힙합은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면서 주류 장르가 됐다. K팝 역시 해당 장르의 변주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미 새롭기 힘든 힘든 이 장르를 샤이니는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켄지와 함께 개인 역량으로 환기한다.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이들의 노련함이다.

'하드'에서 키의 송곳 같은 딕션, 민호의 박력, 태민의 낭창낭창함 그리고 (최근 라이브 무대에선 들을 수 없어 아쉽지만)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온유 보컬의 균형감만으로도 힙합이라는 장르는 새것이 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데뷔 초창기에 샤이니에 대해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수식을 사용했고 최근엔 'K팝의 에지(Edge)'라는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장르든 샤이니라는 여과지를 거치면 첨예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점차 무국적 경계에 들어서게 된 K팝의 불가피함 속에서도 '에누리 없는 에지'의 장르의 포용성을 보여주며 익숙함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샤이니가 장수하는 비결이다.

유럽에선 일찌감치 주요 장르였고 최근 K팝 업계에 본격적으로 이식된 드럼앤베이스(DnB) 장르의 '더 필링(The Feeling)' 등의 곡에서도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변주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샤이니. 2023.07.0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임희윤 음악전문 기자(희미넴·Yuni Lim)는 "K팝은 파편화된 SNS, 그리고 릴스와 쇼츠에 가장 적합한, 순간적 미학으로 가장 빛나는 유명한 장르다. 하지만 그 대척점에 선 몇몇 작품은 앨범 단위의 긴 호흡으로 더욱 더 빛난다. 샤이니의 앨범들은 그 좋은 예"라고 들었다.

임 기자에 따르면, 샤이니의 정규앨범들은 SM A&R 시스템의 한 특징적 꼭짓점을 보여주는 바이블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SM의 A&R 시스템은 K팝의 역사와 완전히 겹치는 오랜 시간 속에 갈고 닦은 하나의 유연하나 공고한 체제라고 해석한 그는 "우리가 K팝이 팝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시청각·공감각 엔터테인먼트이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하나의 음악 장르라는 정의를 우리가 인정한다면, 현재의 K팝 월드를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대를 조금씩 엇나가며 인상적인 곡선을 만들어내는 뜻밖의 코드와 선율 전개, 색다른 후크(hook), 미니멀하지만 멜로디와 유려하게 달라붙는 가사, 이를 잘 소화한 멤버들의 보컬과 랩 실력에 이르기까지, 샤이니 8집은 '샤이니 월드'를 증명했고 K팝 월드의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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