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보다 무서운 후유증 '신경통'…위험신호 '이것'[몸의경고]

백영미 기자 2023. 7. 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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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로 면역력 떨어지면 대상포진 위험 커져
한 달 지난 후에도 통증 계속되면 신경통 의심
여성·고령층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률 높아
[그래픽=뉴시스]무더운 여름철에는 체력 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커진다. 특히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 혹은 병변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의심해보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2023.07.02.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무더운 여름철에는 체력 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커진다. 특히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 혹은 병변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의심해보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교차가 큰 환절기 뿐 아니라 무더운 여름철에도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신경을 타고 피부로 터져 나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강희용 경희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면역력이 약해지면 몸 속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신경을 손상시켜 대상포진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여름 휴가철 과도한 활동으로 피로가 누적돼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을 뜻하는 병명에서 알 수 있듯 몸 한쪽에 띠처럼 수포가 올라오며 칼로 베는 듯한, 불에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 보통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거나 복용하면 대부분 2~3주 이내 수포에 딱지가 앉은 후 딱지가 떨어져 나가면서 통증도 사라진다.

하지만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 혹은 병변이 발생한 지 1~3개월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신경 주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면역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 수포가 사라지고 딱지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지나도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확진할 수 있다.

강 교수는 "고령일수록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 확률이 높고,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70대 이상의 경우 절반 이상의 환자가 신경통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증폭하는 감염 초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또는 복용해 억제하면 대상포진 뒤 신경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 교수는 "발진이 발생한 후 3일 안에 항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손상을 가능한 빨리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울 때가 많아 발병 초기 신경 손상을 막고 신경 재생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3개월 안에 치료하면 거의 대부분 좋아진다. 하지만 방치하다가 6개월~1년 후 병원을 찾으면 신경이 이미 손상돼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고 우울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성동구, 70세 이상에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사진=성동구 제공) 2023.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상포진 후 신경통 치료는 초기에는 약물 치료와 신경 차단 요법을 병행한다. 통증이 심하면 항바이러스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 투여와 함께 경막외신경차단을 시행한다. 경막외신경차단이란 척추 신경 부위에 스테로이드·신경마취제·유착박리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를 말한다.

개인별로 증상에 따라 적절한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경손상이 진행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려면 평소 균형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 등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함으로써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50세 이상 성인은 예방접종을 고려할 만하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을 낮추고 통증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대상포진의 백신은 사백신과 생백신으로 나눠진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소량의 균을 접종하는 방식이고, 사백신은 균을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처리해 비활성화한 상태로 접종하는 방식이다. 강 교수는 "사백신이 생백신보다 좀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을 앓은 경우 재발할 우려가 있는 만큼 완치 후 1년이 지나 예방접종을 하면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강 교수는 "피부에 수포가 올라오면 보통 피부과를 찾게 된다"며 "하지만 충분한 치료를 받은 후 피부 병변이 나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신경차단 등 여러가지 치료를 복합적으로 받으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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