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너무 늦은 출생통보제 처리, '유령영아' 막을 조치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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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이 아이 출생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게 하는 '출생통보제'를 담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제도는 부모가 고의로 출생신고를 누락해 '유령 아동'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기관이 출생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지자체는 이를 확인하고 일정 기간 신고가 되지 않을 경우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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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의료기관이 아이 출생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게 하는 '출생통보제'를 담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제도는 부모가 고의로 출생신고를 누락해 '유령 아동'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기관이 출생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지자체는 이를 확인하고 일정 기간 신고가 되지 않을 경우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인권단체 등이 수년 전부터 요구해 왔고 정부도 필요성에 공감해 법안을 2년 전 발의했던 것이다. 좀 더 일찍 통과됐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과 같은 비극적 일은 막았을지 모른다. 이번에도 충격적 사건이 일어나고서야 뒤늦게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탔다.
병원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는 안 된 '유령 아동'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가 진행되자 의심 사례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자체 등이 '유령 영아'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의뢰한 사건이 지난달 말 현재 95건에 달한다. 경찰은 이 가운데 출생미신고 아동 13명의 소재는 확인됐고, 74명은 여전히 소재를 파악중에 있으며, 8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아동 소재가 파악된 10건과 사망 4건은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으나, 나머지 대부분은 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영아 사체유기 등 혐의가 드러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기 위해서라도 소재 확인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출생통보제가 도입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진 않다. 출생통보제가 담지 못한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출생통보제가 출산 기록이 남는 것을 원치 않는 산모들의 '병원 밖 출산'을 늘릴 수 있는 데다, 미신고 외국인 영유아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병원 밖 출산을 막기 위해 '보호출산제' 도입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을 두고는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보호출산제가 사회·경제적 위기에 처한 산모가 신원을 숨기고 출산해도 정부가 아동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지만,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아동의 부모 알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찬반 주장 모두 고려할만한 요소가 있다. 급하다고 졸속 처리하기보다 좀 더 세심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 제도 도입도 검토해 나가야 한다. 시행까지 1년 남은 출생통보제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한 준비 작업은 빈틈없이 진행돼야 한다. 6·25 직후 형법이 제정될 당시 만들어져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영아살해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비극적 사건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보다 다양한 모성보호 정책 강화일 것이다. 특히 미혼모, 미등록 외국인 이주자 등 위기 임산부들에 대한 주거지원, 심리상담 등 긴급지원체계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유령 영아' 발생 소지를 하나씩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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