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부진 최하위 삼성의 민낯…기본기까지 모두 잃었다

김하진 기자 2023. 7.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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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구 한화전에서 패배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삼성 선수단.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하락세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삼성은 1일 현재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9위 KIA와 5.5경기로 벌어진 ‘압도적 단독 꼴찌’다.

개막 전 삼성의 전력을 하위권으로 분류하는 이들이 많았다. 겨우내 이렇다할 전력 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야수 김상수, 오선진 등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면서 전력에 누수만 생겼다.

하지만 이정도로 최하위권에서 머무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삼성은 2년 전 시즌 막판까지 KT와 1위를 다퉜다. 2명이 빠져나갔다고는 했지만, 그때의 전력과는 크게 변화가 없다.

게다가 삼성은 지난해 후반기에 희망을 봤다.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 아래 8월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박 대행 체제에서 50경기 동안 28승22패 승률 0.560으로 시즌 막판 5강 싸움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리고 시즌을 마치고는 가장 큰 과제였던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 호세 피렐라 등 외국인 선수 3명도 모두 재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이번 시즌 준비를 게을리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10월 말 박진만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후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캠프를 떠났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장 오재일은 “우리는 못 할 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고참부터 막내까지 구슬땀을 흘렸다고 했다.

다만 시즌 초반 선수들의 줄부상은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포수 김재성, 외야수 김동엽, 김현준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거의 다 전력에 복귀한 상태다. 현재 삼성이 기다리는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6월 초부터 2군으로 내려간 주축 타자 구자욱 한 명 정도다.

현재 삼성의 팀 평균자책은 4.80으로 최하위다. 뷰캐넌, 수아레즈, 원태인 등을 걸출한 선발진을 보유하고도 선발진 평균자책도 4.62로 최하위다. 불펜 평균자책 역시 5.13으로 롯데(5.05)와 함께 유일하게 5점대를 기록 중이다. 타율도 0.252로 8위다.

박진만 삼성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투타의 전반적인 기록 부진 속에 팀 전력을 상징하는 수비에서도 기본기를 잊은 모습이 이어진다. 삼성의 팀 실책은 47개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지만 치명적인 실수들이 많다. 지난 1일 대구 한화전이 대표적이었다. 이날 삼성이 저지른 실책은 3개였다. 4회 우익수 이성규의 송구 실책으로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이진영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내 노시환의 3점 홈런의 빌미를 줬다. 8회에는 투수 김대우의 포구 실책도 나왔고 실점으로 연결됐다.

삼성은 지난달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주전 2루수 김지찬이 실책을 3개나 저질러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등 선수들의 실수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젊은 선수가 주축인 삼성에서 베테랑들이 구심점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내야 중심을 맡아줘야할 오재일은 올시즌 극도의 타격 부진으로 61경기 타율 0.189로 후배들까지 다 챙길 여력이 되지 않는다. 불펜진에서는 우규민, 오승환 등이 최근 돌아왔지만 큰 힘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취임 때부터 무한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재의 삼성은 그 누구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주축과 백업 모두 다른 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뚜렷한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리그 최고 연봉자 구자욱(20억원)의 복귀가 다가왔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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