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모가 유기한 아동 73명···상당수는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다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에 위치한 베이비 박스. 한수빈 기자

지난해 보호대상아동 2289명 중 73명은 부모가 유기해 보호조치 대상이 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당수는 서울·경기에 소재한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6일 공표한 ‘2022년 보호대상아동 현황’을 보면, 지난해 보호조치 대상이 된 아동은 2289명이다. ‘보호대상아동’이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거나 능력이 없는 경우인 아동을 뜻한다.

지난해 발생한 3756명의 보호대상아동 가운데 1467명은 집으로 돌아가거나 연고자가 데리고 갔다. 보호조치된 나머지 2289명 중 남자는 1115명, 여자는 1174명으로 집계됐다. 110명은 장애 아동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47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 345명, 경남 159명, 경북 157명, 충남 150명, 전남 128명, 부산 119명 등 순이었다.

발생 원인별로 보면 학대가 1103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모 이혼 등 296명, 미혼부모·혼외자 252명, 부모 사망 235명, 부모 빈곤·실직 139명, 부모 교정시설 입소 110명 등이었다.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해 보호대상이 된 아동은 73명이었다. 유기 아동의 숫자는 2019년 237명, 2020년 169명, 2021년 117명으로 감소 추세다. 전체 보호대상아동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047명→4120명→3437명→2289명으로 대체로 줄었다.

유기 아동 숫자에는 서울 관악구의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도 포함됐다. 주사랑공동체는 지난해 베이비박스로 모두 106명의 아이가 들어왔고, 이 중 원가정으로 돌아간 32명과 입양된 9명을 제외한 65명이 시설로 갔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기 아동의 발생지는 서울이 51명, 경기가 14명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서울과 경기는 베이비박스가 있는 지역이다. 이외 충북에서 2명, 광주·대전·강원·충남·전북·전남에서 1명씩 유기 아동이 발생했다.

보호대상아동 2289명 중 913명은 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등 시설로 들어갔다. 가정위탁 등 가정보호 조치된 아동은 968명이다. 나머지 408명은 시설이나 가정에서 일시보호 중이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