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쫓겨난 퀴어축제, 평화적 종료…대구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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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도심에선 성(性) 소수자 축제인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서울시의 광장 사용 불허로 개최 장소를 두고 의견이 충돌했지만, 대구 퀴어축제와 달리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퀴어축제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서울시가 기독교단체인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이유로 광장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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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측 서울광장 사용 불허…"차별행정 비판"
대구처럼 '공권력 충돌' 없어…"도로점용 아냐"
퀴어축제 인근서 기독교단체, 동성애 '반대집회'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 도심에선 성(性) 소수자 축제인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서울시의 광장 사용 불허로 개최 장소를 두고 의견이 충돌했지만, 대구 퀴어축제와 달리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퀴어축제에 참가한 5만여명은 서울시의 차별행정을 비판하며 우리 사회를 향해 성소수자 혐오 중단을 외쳤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로, 사회에서 꽃피지 못한 성소수자들의 삶이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양선우(홀릭) 조직위원장은 “우리의 삶과 웃음이 피어나기를, 우리의 형편이 나아지기를, 그런 세상을 꿈꾸며 주문을 외우는 기분으로 슬로건을 만들었다”며 “아직 우리나라에 혐오와 차별이 가득하지만, 이 자리를 꼿꼿이 지켜주는 이상 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을 위한 세상은 분명히 올 것”이라고 했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던 지난달 17일 대구 퀴어축제와 달리 서울 퀴어축제에선 도로점용을 두고 입장 차가 발생하진 않았다. 당시 대구시는 퀴어퍼레이드 주최 측이 도로점용 허가 신청 없이 집회 신고만 했단 이유로 행사 진행을 제지했는데, 경찰이 신고된 집회를 보호하면서 이례적으로 공무원과 충돌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서울 중구 등은 신고된 집회의 무대·부스 설치를 도로점용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조직위는 축제 개최 장소 선정을 두고 서울시의 차별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퀴어축제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서울시가 기독교단체인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이유로 광장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이날 퀴어축제 개막 선언에 앞서 시의 광장 사용 불허서를 찢어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직위 활동가는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문서를 박박 찢어서 날려버리겠다”며 “서울광장을 불허해도 우리는 을지로에서 퀴어축제 한다. 혐오야 떠나라”고 외쳤다. 이어 ”너희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 폭도는 너희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고 외친 뒤 손으로 찢은 불허서를 무대를 향해 던졌다.
한편 서울광장과 축제 현장 인근에선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의 대규모 집회도 함께 열렸다.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2023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를 연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는 ‘차별금지법 반대한다’,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한다’ 등을 외쳤다. 퀴어축제가 열리는 도로 건너편에선 기독교단체가 스피커로 찬송가를 틀며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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