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단골인데”…전주명물 ‘당근김밥’, 영업종료에 긴 줄 이어져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오선모김밥에서 오선모 사장의 자녀가 김밥을 말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전주의 명물로 불리는 '당근김밥'을 판매하는 오선모옛날김밥이 지난 달 30일 영업을 종료하면서, 마지막으로 김밥을 먹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온 방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는 후기가 각종 포털 사이트에 확산되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오선모옛날김밥은 지난 6월 30일 영업을 종료했다.

오선모옛날김밥 측은 매장 내 공고를 통해 "엄마의 허리협착 통증, 관절 통증이 심해져 더는 영업 운영이 어렵다"며 "그동안 수많은 고객이 전국에서 멀리까지 찾아와주셔서 감사했다. 모든 고객분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영업 종료 당일 방문했다는 포털 사이트 리뷰 페이지 글 작성자는 "전주에 살면서 말만 들었지, 먹어본 적은 없어서 마지막 영업이라는 얘길 듣고 갔다"며 "음식을 줄 서서 먹는 건 딱 질색인데 어쩌다 보니 11시간이나 줄을 섰지만, 맛을 보니 이름값을 한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고 적었다.

오선모옛날김밥에서 판매하는 당근김밥은 당근과 달걀, 단무지만 들어가는 단출한 재료지만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전국에 입소문이 났다. 마늘로 볶아낸 당근과 콩나물 육수로 지은 쌀밥이 김밥의 맛을 더한다는 평이다.

이 가게를 운영했던 오선모 씨는 40여년 전 아이스박스에 직접 싼 김밥을 담아 동네 사우나나 시장을 돌며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간판도 없는 김밥집을 운영하다가 2015년 SBS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최소 3~4시간은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전주 명물'이 된 당근김밥은 영업 종료 소식이 알려진 후 대기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몇몇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김밥 2줄을 3만원에 사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오선모옛날김밥에서 판매하는 당근김밥 한 줄의 가격은 3500원이다.

리뷰 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긴 대기와 당근김밥 맛에 대한 후기가 이어졌다.

1인당 판매 수량은 10줄로 정해져 있지만 "다들 10줄씩 구매하니 대기가 길다"며 "밥이 떨어지거나 재료 준비를 하게 되면 시간이 더 걸린다"고 전했다.

그와 함께 "사장님은 뭘 먹지도 못하시고 김밥만 말고 계신다"며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우려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오선모 사장은 최근 전주MBC와 인터뷰에서 "올해 12월까지 하려고 했는데 허리 협착증 때문에 몸이 아파서 그만하기로 했다"며 "일이 끝나면 치료를 받으러 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등산도 다니고, 집안 살림도 하면서 지낼 거 같다"며 "오랜 시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손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 사장은 상표를 팔라거나 가맹점을 내는 건 어떠냐는 질문에는 "너무 지쳤다. 오늘도 김밥 마느라 힘들어서 더 이상 답을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