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박았는데 침술·첩약에 부항까지"…교통사고 경상환자 '세트청구' 급증

류정현 기자 2023. 7. 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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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상환자의 복수치료, 이른바 '세트청구'가 최근 5년 동안 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세트청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손보사들이 상해 급수 9급 이하 피해자에게 보상한 진료수가 명세서 990여만건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세트청구는 한 명의 환자가 여러 가지 한방 진료를 병행해 치료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침술, 뜸, 부항, 한방물리, 약침, 첩약, 추나, 경락 등 8가지 진료술 가운데 6가지 이상의 중복 진료를 받은 경우 세트청구로 정의했습니다.

경상으로 분류되는 상해급수 12∼14급 환자에 대한 한방 세트청구 규모는 2017년 1천926억원에서 2022년 7천44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기간 12∼14급 환자의 한방병원 세트청구 비율은 55.2%에서 82.4%로 늘어났습니다. 상해급수 기준으로 중상해로 분류되는 9∼11급 비율(2017년 43.1%→2022년 74.0%)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경상환자의 세트청구 건당 진료비 역시 중상환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해급수 9·11급의 한방병원 세트청구 건당 평균 진료비는 각각 8만1천309원, 8만2천986원이었으나 12~14급의 건당 진료비는 9만9천851원이었습니다.

연구원은 한방진료 기관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가 자동차보험 환자에 대한 세트청구 확대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방병원 수가 늘어나고 한방 복수진료에 대한 심사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세트청구 진료비가 늘어났다"며 "복수진료가 지속할 경우 자동차보험 가해자들의 피해자 진료에 대한 불만 제기가 지속해서 늘어날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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