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200만 돌파”, 픽사 ‘엘리멘탈’ 역주행 이유 “부모님께 보내는 러브레터”[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픽사의 ‘엘리멘탈’이 글로벌에서 흥행 부진을 겪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
픽사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피트 닥터 감독은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큰 화면으로 보지 못하면 놓치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엘리멘탈'의 경우 아름다운 스펙터클과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 있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함께 보는 공동의 경험도 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에너지가 전체 경험을 더 활기차고 흥미롭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면서 흥행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한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2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엘리멘탈’은 북미에서 8,087만 달러, 해외에서 5,615만 달러를 벌어 들여 모두 1억 3,702만 달러(약 1,807억원)를 버는데 그쳤다.
그러나 한국에선 역주행을 거듭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엘리멘탈’이 유일하게 한국에서 흥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은 부모님의 삶을 영화에 녹여냈다. 피터 손 감독의 부모님은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와 온갖 고생 끝에 기반을 잡고 자녀를 키웠다.
피터 손 감독은 “‘굿 다이노’ 뉴욕 상영회에 부모님과 동생이 앉아 있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면서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감정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극중 엠버는 부모님의 희생에 보답해야한다는 의무감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꿈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엠버의 모습은 K-장녀를 떠올리게 만든다. 실제 여성관객들이 극장에서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적 정서의 클라이막스는 엠버가 큰절을 하는 장면이다. 그동안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고맙다는 진심이 담겼다. 픽사 영화에서 큰절을 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관객들은 폭풍 눈물을 흘린다. 평소 부모님께 사랑 표현에 서투른 한국 관객들의 감정샘을 자극했다는 평이다.
피터 손 감독의 말처럼, ‘엘리멘탈’은 부모님께 보내는 러브레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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