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하트시그널4’1대1 데이트를 자주 하세요. 파티 같은 것 말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채널A ‘하트시그널4’는 혼돈의 카오스다. 7회까지 방송했으면 공인된 커플이 한 커플 정도는 나올 법도 한데, 여전히 탐색전만 이어지는 양상이다.
몇가지 이유가 있다. ‘하트시그널’은 1대 1 데이트를 하면 확 살아난다. 이번에도 4회에서 불붙기 시작했다. 김지민-이후신의 소금빵 데이트, 김지영-신민규의 이태원 용리단길 LP바 데이트, 이주미-유지원의 북촌 계동와인바 데이트, 이주미-한겨레의 성북동 에스프레소바와 연남동 와인바 데이트는 꽤 흥미로웠다. 커플로 이어질지 여부와 상관없이 재미있었다.
주미의 엽서 선물을 받고 옥상에서 울어버린 겨레의 눈물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이 데이트를 통해서였다. 특히 김지영-신민규의 LP바 데이트는 섬세했으며 대리만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영은 잔나비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건 볼품없지만’을 신청했는데,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흘러나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영은 이 때가 민규에게 ‘심쿵’한 순간이었음을 친구에게 털어놨다. 감성쟁이들간의 이 데이트에서 민규는 지영의 MBTI가 ENFP임을 알게됐다.
여기서 잔나비 효과도 있다. 잔나비의 이 음악들은 많은 돈을 들여 PPL을 한 것보다 훨씬 더 감미롭고, 로맨틱한 음악으로 각인되면서 데이트 음악으로 활용될만한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다.
지영은 음악을 신청하면서 ‘뜨거운 밤은 가고~’라고 했는데 러브라인 추리단의 정신과 의사 김총기가 이를 ‘슬립 오브더 텅’(slip of the tongue, 무의식중 실언처럼 내뱉는 속마음)이라고 해석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는 하지만 김총기는 4회에서 이후신-김지민 데이트를 ‘유사성 효과’(자신의 비슷한 속성을 공유하는 대상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로 의미를 부여하는 등 계속 ‘총기’를 발휘해왔다.
이후 김총기가 ‘총기’를 발휘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뜻은 ‘판’의 활기와 재미가 덜했다는 뜻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총기의 전문가적인 해석과 설명은 자칫 뻔하고 별 것도 아닌 것을 거창한 것처럼 확대해석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후에는 1대 1 데이트라는 무기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6회 초반에 파티를 여는데, 출연자들이 멋있고 화려한 옷을 입었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큰 재미는 없었다. 제법 긴 시간 이어진 파티는 ‘메기’ 유이수의 등장을 멋있게 해준 것 외에 별로 효과가 없었다.
커플이 아직 정해지지 않는 이유중 또 다른 하나는 큐비드가 분산되지 않고 한 곳으로 쏠려 정리가 쉽지 않다는 점. 알고보니 남자 네 명이 모두 김지영을 좋아하고 있었다. 손병호 게임은 자연스레 진실게임으로 이어졌다.
“(지영) 누나, 연하 어때?”(지원), “(지영 좋아하는 것을)양보할 것도 아니고”(겨레), “데이트 한번 한다면 지영과 하고싶다. 같이 있는 게 재밌는 사람이 지영이니까”(후신)라고 세 명의 남자는 지영을 선택했다. 정작 지영과 쌍방교류 감정을 느끼고 있는 민규는 ‘메기’ 이수를 선택했다.
그런데 김이나가 이걸 예측해냈다. 러브라인 추리단이 모두 신민규가 김지영을 선택할 거라고 예측했지만, 김이나 혼자 유이수의 후진 운전 모습 등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신민규가 유이수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김이나의 촉은 역시 대단했다.
초반에는 전지현을 닮은 김지민이 인기가 좋았고, 김지민의 ‘레드퀸 효과’(계속 발전하는 경쟁상대에 맞서 발전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가설)가 ‘하트시그널4’의 판도로 바꿀 것으로 예상됐지만 갈수록 김지민의 존재감은 떨어지고 있다.
남자들이 모두 김지영으로 대동단결하는 양상이다. 민규는 초반내내 지민에게 집중했다. 하지만 민규는 지민에게 “우리가 너무 자주 붙어있었던 것 같다. 한 명에게 집중하는 건 줄 알았는데 여러 사람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한 말은 지민을 ‘손절’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큰 의미가 있는 말이다. 뒤늦게 “편한 사이”정도로 말해 놓고서는 민규가 떠나버릴 것 같은 기운을 감지한 지민이 “(민규)오빠가 이수랑 데이트 나갔을때, 신경 쓰이더라”고 말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것 같다.
민규에게 대쉬하는 여성이 너무 많았다. 민규는 ‘표현하지 않는 의자왕’ ‘티 내지 않고 겸손한 의자왕’ ‘군림하지 않는 의자왕’이다. 두 여성은 “겨레 전까지는 항상 민규였다”(주미), “(민규가)가장 외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이수)라고 했고, 지영은 “오빠, 혹시 나 일부러 피해?”라고 할 정도로 민규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지민은 민규를 “편한 남자” 정도로 유지하고 있었고, 또 다른 남자 지원을 향해 있었다. 이것이 지민의 실책이다. 그러는 사이 민규는 지영에게 간 듯하고, 지원도 지영을 향한 마음을 바꾸지 않고 있다.
김지영은 ‘정중동’이다. 섬세하게 하나하나 ‘정복’(?)해나간다. 1회에서 겨레와 차에서 콧소리를 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자신의 강아지를 ‘룽지’라고 이미 말해두었던 민규와 데이트 하며 ‘룽지’ 후드티를 챙겨입는 것도 세밀한 전략이다. 민규에게 “오빠 혹시 나 일부러 피해”(이 대사는 ‘하트시그널4’의 명대사로 남을 듯하다)라고 물었고, 민규로부터는 “앞으로 피하지 않을께”라는 답을 받아낼 정도면 지영은 연애박사다.
민규와 지영의 이성으로부터의 넘치는 인기와 호감은 커플 탄생을 오히려 힘들게 하고 있다. 쌍방이 통한 민규와 지영의 관계 회복까지도 더디게 한다. 지난 1일 방송된 7회에서 러브라인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커플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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