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차이나런...싱가포르 패밀리 오피스 호황
해외의 슈퍼리치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등 지정학적 격변과 경기 하강 등의 우려가 불거지자 현금 비중을 늘리고 채권 대체자산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연기금들이 중국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중국의 슈퍼리치들이 싱가포르 등으로 떠나는 ‘차이나 런’ 현상도 눈에 띈다.
2일 미국의 컨설팅업체인 캡제미니 리서치에 따르면 자산 규모 100만달러 이상의 미국 슈퍼 리치들의 주식 시장에 대한 노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슈퍼리치들은 올해 초 포트폴리오의 34%를 현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으로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리스크를 낮추고, 향후 자산시장이 약세를 띄게 되면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자산인 미국의 채권 수익률(금리)가 4%를 훌쩍 넘어서는 점도 주식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앞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전문회사 버크셔해서웨이도 현금 잔고를 1300억달러까지 늘리면서 리스크에 대비한 바 있다.
캡제미니 리서치는 “부유한 투자자들은 ‘자산 보존’ 기조에 있다”며 “설문조사 결과 부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현재 자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슈퍼 리치들을 대상으로 자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들이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채권 투자 비중을 기존 12%에서 15%로 늘렸다”고 밝혔다.
해외 슈퍼 리치들은 대체투자 자산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업체 나이트 프랭크는 보고서를 통해 슈퍼 리치들이 상업용 부동산, 가상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미술품 컬렉션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분산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해외 부자들의 ‘탈 차이나’ 현상도 눈에 띈다. 투자 이민 업체인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떠난 자산 규모 100만달러 이상의 역외고위자산가(HNWI) 수는 1만8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1만3500명이 추가로 이민을 결정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동부유를 중심으로 한 중국 당국의 정책 기조에 슈퍼 리치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슈퍼 리치들은 세금 체계가 고액 자산가들에게 유리하고, 투자 자율성이 높은 국가로 호주,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미국, 스위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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