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영아 사체유기' 친모 입양 보냈다는 다른 아이 행적은?

경찰, 생후 5일 영아 사체유기 혐의로 사실혼 부부 구속영장 신청
남편 지목 유기장소 수색했지만 시신 찾지 못해 수색 잠정 중단
아내 이전 출산해 입양보냈다는 아이도 호적 없어 안전 확인 중

경남경찰이 거제 영아 시신 야산 유기 사건과 관련해 집중 수색에도 사체를 찾지 못하자 수색을 잠정 중단했다. 아이 부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추가 조사를 벌인다. 범행 전 여성이 출산했던 또 다른 아이 행적도 쫓고 있어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지난달 29일 경남경찰이 생후 5일 된 영아 사체를 유기한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사진은 같은 달 30일 경찰이 유기된 사체를 수색 중인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사체유기 혐의로 A(20대) 씨와 사실혼 관계의 아내 B(30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9월 9일 거제 주거지에서 생후 5일 된 C 군이 사망하자 비닐봉지에 싸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29일 밤 10시30분께 이들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다음 날 경력 100여 명과 증거채취견 2마리 등을 투입해 A 씨가 지목한 나무 근처에서 수색을 벌였지만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앞서 A 씨는 “혼자 손으로 15㎝ 정도 깊이의 구덩이를 파 C 군을 묻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A 씨가 매장 장소를 거짓 진술했거나 사체가 야생동물에 의해 유실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수사를 이어간다.

경찰은 또 B 씨가 과거 A 씨와 만나기 전 다른 남자 사이에서 출산한 두 아이 중 둘째 아이의 안전 여부도 확인한다. B 씨는 이 아이를 입양 보냈다고 주장한다. 입양 절차를 거치려면 반드시 출생신고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B 씨의 둘째 아이는 입양 이후 호적상 기록이 삭제돼 그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입양 기관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첫째인 2012년생 아이는 다행히 B 씨 부모가 돌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부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이들 부부의 범행은 고성군 공무원이 출생 미신고 아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B 씨는 주민등록상 주소를 고성군에 두고도 거제에서 생활했다. A 씨 등은 애초 C 군을 입양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추궁 끝에 암매장 사실을 털어놨다.

A 씨 등은 지난해 9월 5일 거제 한 산부인과에서 C 군을 출산했다. 이들은 “퇴원 이후 9일 집에서 아이를 가운데 둔 채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 당시 입에 분유 거품이 있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 화장 비용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실제 A 씨는 직업이 없었으며, B 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B 씨는 첫째 아이에 대한 양육비 20만 원과 미혼모수당 5만 원 등 25만 원을 매월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7일까지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동 120명에 대한 소재와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벌인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22년 사이 태어난 아동이다.

이 과정에서 이번 거제 유기 사건 이외에도 보호자가 출생 사실을 부인하거나 방문을 거부한 사례가 일부 발견돼 경남도가 수사를 의뢰했다. 의뢰 건수는 10건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관계자는 “의심 사례가 있어 추가 신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이런 아이가 전국에 2236명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남은 122건으로 경기(641명)와 서울(47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 중 2명은 다른 시·도에 주소가 있거나 출생신고 여부가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