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에 빠지는 이유는…불안한 세상, 나만의 ‘울타리’가 필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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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다양한 음모론이 존재한다.
쇼나 보우스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원(박사과정)팀은 최근 음모론적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의 동기와 성격 특성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음모론을 믿는 이유를 통합적으로 설명했다.
분석 결과 폐쇄성이나 통제감 욕구는 음모론을 믿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아니었다.
또한 성격적으로도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높은 수준의 편집증 같은 특정 성격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는 경향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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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성격만 음모론 잘 믿는 것 아냐”
성격특성·동기 등 복합 작용한 결과
세상엔 다양한 음모론이 존재한다. 음모론에 솔깃할 수는 있지만, 모두가 이를 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대부분 사실이 아니며 황당해 보이기까지 하는 음모론에 빠져드는 이유를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쇼나 보우스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원(박사과정)팀은 최근 음모론적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의 동기와 성격 특성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음모론을 믿는 이유를 통합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직관에 대한 강한 의존, 타인에 대한 적대감과 우월감 등의 성격 특성과 더불어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위협을 느끼는 동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음모론을 쉽게 믿는 성향을 갖게 된다는 것.
미국·영국·폴란드에서 15만8473명이 참가한 170개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해낸 이 메타분석 연구는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됐다.
음모론자들을 움직이는 성격과 동기를 따로 조사했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이번 연구는 동기와 성격 특성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통계적 분석과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음모적 사고와 가장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요인은 ▲(자신이) 위험·위협을 받고 있다는 인식 ▲직관에 의존하면서 이상한 믿음과 경험을 갖는 것 ▲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우월감 등 세가지 요인으로 분석됐다. 다시 말해 자신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안전함을 느끼려 욕구와 더불어 물리적·정신적으로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은 욕구 때문이라는 것.
보우스 연구원은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음모론자들이 단순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일 가능성은 낮다”며 “대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박탈된 동기부여 욕구를 충족하고, 자신이 겪는 고통과 장애 등을 이해하기 위해 음모론에 의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진은 특정 음모론을 믿는 동기에 주목했다. 실제로 많은 음모론은 혼란스러운 사건을 명확히 설명하거나, 숨겨진 진실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듯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를 즉각 받아들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폐쇄성이나 통제감 욕구는 음모론을 믿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아니었다. 대신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았을 때 특정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예를 들어 사회적 위협을 인지한 참가자들은 일반적으로 ‘정부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민을 해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추상적 이론보다는 ‘9·11 테러는 미국 정부가 계획한 것’처럼 실제 일어난 사건에 기반한 음모론을 믿기 쉬워진다.
보우스 연구원은 “이런 결과는 사회적 정체성 동기가 음모론에 끌리게 할 수 있다는 최근의 이론적 틀과 대체로 일치한다”며 “(자신이) 독특하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동기가 있는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또한 성격적으로도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높은 수준의 편집증 같은 특정 성격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는 경향이 더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음모론을 강하게 믿는 사람은 ▲불안정 ▲편집증 ▲변덕 ▲충동성 ▲의심많음 ▲내성적 ▲타인을 조종하려는 성향 ▲자기중심적 ▲괴팍함 등의 특징을 가질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일반적인 5대 성격 요인(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양심, 신경성)은 음모론과는 훨씬 관계가 약했다.
연구진은 앞으로의 연구는 무엇보다도 음모론적 사고가 지닌 복잡성을 이해하고, 음모론적 사고와 이를 갖게 된 동기·성격 사이에 있는 중요하고 다양한 변수들을 탐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수연 기자 capa74@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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