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95%’ 암흑물질의 비밀 풀어줄 망원경 ‘유클리드’ 발사
그간 미지의 영역에 있던 우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관찰할 수 있는 우주망원경 ‘유클리드’(Euclid)가 1일(현지시간) 발사됐다.
유럽우주국(ESA)이 제작한 유클리드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상공으로 발사됐다. ESA 유럽우주운영센터(ESOC)는 이륙 후 57분이 지나 유클리드로부터 성공적으로 신호를 수신했다. 유클리드는 약 4주간 더 비행해 지구와 태양이 중력 균형을 이루는 약 160만㎞(지구와 달 거리의 약 4배) 지점의 제2 라그랑주점(L2) 궤도에 진입한 뒤 7개월간의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의 이름을 딴 유클리드는 높이 4.7m, 폭 3.5m의 우주망원경으로 제작과 운영 등에 14억 유로(약 2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망원경은 가시광선 관측기’(VIS)와 ‘근적외선 분광계·광도계’(NISP)를 활용해 2029년까지 최대 20억개의 은하를 관측하고, 사상 최대의 3D 우주 지도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VIS는 은하들을 선명한 이미지로 촬영하며, NISP는 은하의 적외선을 파장별로 분석해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유클리드는 우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관찰해 우주가 어떻게 팽창했으며, 어떻게 현재의 구조를 형성했는지 밝히는 목표를 두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 일반적인 물질은 5% 정도밖에 없으며 나머지 25% 정도는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 70%는 암흑에너지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관측장비로는 이같은 암흑물질을 직접 포착할 수 없었다. 유클리드는 암흑물질의 중력장으로 인해 은하의 가시적인 형태에 왜곡이 발생하는 ‘중력 렌즈’(gravitational lensing) 효과를 측정해 암흑물질의 분포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ESA의 과학 책임자 캐럴 문델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이해하려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본질을 밝히고 이들이 우주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해해야 한다”며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풀기 위해 유클리드는 은하계 밖 하늘에 대한 가장 상세한 지도를 전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클리드가 찍은 첫 번째 이미지는 오는 10월 공개된다. ESA는 이후 매년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하고, 과학 아카이브를 통해 전 세계 과학 커뮤니티에 공개할 계획이다. 유클리드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유럽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총 21개국 300여개 기관에 소속된 과학자 2000여명으로 구성된 유클리드 컨소시엄에서 분석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