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자체 3곳 중 2곳, '직장 내 갑질 예방' 조례 없어

기초지자체 63.3%, 갑질 조례 없어
공공기관 직원 22.6%, 괴롭힘 경험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정부가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 대책을 마련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기초지자체 3곳 중 2곳이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막는 데 필요한 조례를 만들지 않았다.

2일 직장갑질119가 226개 전체 기초지자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143개(63.3%)가 갑질 조례를 만들지 않았다.

조례는 있지만 신고·상담 기관 조항이 미흡하거나 없는 기초지자체도 45곳(54.2%)이었다. 정부 종합 대책에서 제시한 ▲실태 조사 ▲예방 교육 ▲전담 직원 등을 모두 명시한 조례가 있는 곳은 경기도 광주시, 전남 신안군, 전남 여수시 등 3곳에 불과했다.

조례가 만들어지지 않는 동안 공공 분야에서의 갑질은 계속되고 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여부에 '있다'고 응답한 중앙과 지방 공공기관 직원은 22.6%였다. 괴롭힘을 경험하고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한 비율은 67.9%에 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례를 마련한 기초지자체 가운데서도 '시, 소속기관, 투자·출연·출자기관에 근무하는 모든 인력'에게 조례를 적용하는 곳은 25곳(30.1%)에 불과했다. 직장갑질119는 이 경우 공무원이 공무직이나 위탁기관 직원을 상대로 갑질을 하면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근로기준법은 영세사업장이 사각지대인데 정부 갑질 종합 대책은 기초지자체가 사각지대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갑질 종합 대책 5년의 현황을 점검하고 차별 없는 존중의 공직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3월3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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