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에 카이스트 고규영 교수
고규영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65)가 국내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 높은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2일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이기도 한 고 교수는 뇌 질환과 암 관련 연구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고 교수는 치매 등을 유발하는 뇌 속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가 ‘뇌막 림프관’이라는 점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나이가 들수록 뇌막 림프관에서 노폐물이 배출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치료하려는 노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 교수는 림프관을 경유하는 암 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쓴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기존 연구에서는 연료를 포도당으로 보고 있었지만, 지방산임을 밝힌 고 교수의 연구로 암을 치료할 새로운 돌파구가 열린 셈이다.
이외에도 고 교수는 림프관과 관련된 녹내장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했다. 연구 성과들은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실렸다.
이번 수상에 대해 고 교수는 “동료 연구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향후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신약이 나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과학기술인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 2003년부터 매년 시상됐다. 올해 수상자 선정은 지난해 말부터 공모와 발굴, 추천을 통해 접수된 후보자 23명을 대상으로 3단계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되는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에서 대통령 명의의 최고과학기술인상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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