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뿌리' 파브레가스 현역 은퇴 발표, 커리어 동안 거머쥔 트로피는?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축구화를 벗는다. 20년 동안 수많은 트로피와 개인 타이틀을 휩쓸며 족적을 남겼다.
파브레가스는 2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축구화를 벗게 되어 무척 슬프다. 바르셀로나, 아스널, 바르셀로나 2기, 첼시, AS모나코, 코모에서 보낸 첫날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라며 거쳤던 클럽들을 되돌아봤다.
이어 "월드컵, 유로, 잉글랜드와 스페인 무대에서 거뒀던 모든 우승까지 결코 잊지 못할 여정이었다. 동료, 코치, 감독, 구단주, 서포터스, 에이전트, 가족까지 소중히 생각한다. 커리어 동안 만들었던 멋진 추억은 가치 그 이상이 됐다"라고 전했다.
파브레가스는 마지막 소속팀 코모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한다. 그는 "코모 B팀 감독으로 시작하게 된 만큼 모든 것이 슬픔은 아니다. 코모와 프로젝트는 더할 나위 없이 기대된다. 이 매력적인 클럽은 첫 순간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 커리어에 있어 완벽한 시기에 연을 맺었다. 두 손으로 움켜쥐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희생, 헌신, 기쁨으로 가득 찼던 20년이 지난 지금. 아름다운 경기에 감사와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매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티보 쿠르투아, 마르코스 알론소, 페드로, 윌리안, 잭 윌셔, 존 테리, 지브릴 시세 등등 전현직 동료들이 찾아와 파브레가스의 은퇴를 축하했다.
바르셀로나 유스 '라 마시아' 출신 파브레가스는 2003년 아스널에 입단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밟았다.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르센 벵거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8년부터는 라이벌 클럽 토트넘 훗스퍼로 떠난 윌리엄 갈라스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책임졌다. 파브레가스는 중원 넓은 지역을 커버하며 어시스트는 물론 득점도 곧잘 터뜨렸으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EPL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아스널과 동행은 2011년 부로 막을 내렸다. 파브레가스는 헌신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꾸준히 친정팀 바르셀로나를 향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었다. 결국 캄프 누에 입성한 파브레가스는 바르셀로나에서 세 시즌 동안 스페인 무대를 누볐다.
이후 파브레가스는 첼시와 AS모나코를 거친 다음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코모에서 황혼기를 보냈다. 지난 시즌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두 차례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어느덧 36세에 접어든 파브레가스는 프로 데뷔 20년 만에 축구화를 벗게 됐으며 곧바로 코모 B팀 감독으로 부임해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현역 시절 파브레가스가 들어 올린 트로피는 얼마나 될까. 먼저 프로 무대에 데뷔한 아스널에선 잉글랜드 FA컵과 커뮤니티 실드가 있다. 아스널 소속으로 통산 303경기에 출전했으며 152개의 공격포인트(57골 95도움)를 쓸어 담았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 라리가, 코파 델 레이(국왕컵),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슈퍼컵),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거머쥐었다. 캄프 누에서는 151경기 동안 92개의 공격포인트(42골 50도움)를 기록하며 일조했다.
첼시 시절도 대단했다. EPL, 잉글랜드 FA컵,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까지 달성했다. 첼시 시절 스텟은 198경기 22골 58도움. 30대 중후반 선수 생활 황혼기를 보낸 모나코와 코모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스페인 대표팀도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과 UEFA 유로 2008과 유로 2012 챔피언에 등극했다. 소속팀과 국가 대표팀까지 더하면 25차례 이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개인 타이틀로는 EPL 도움왕 3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 3회, 골든 보이 등이 있다. 날카로운 패스를 뿌린다는 의미에서 '파뿌리'라는 별명을 얻었던 파브레가스. 그는 굵직한 족적을 남긴 다음 레전드로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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