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왕, 노예제 첫 공식 사과…“인도주의 반하는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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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7~19세기에 자국이 부를 쌓는 수단으로 사용했던 노예제도에 대해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였다"며 공식 사과했다.
네덜란드는 노예로 납치한 이들을 대규모 상업 농장인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동력 등으로 착취했고, 노예제는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제국 황금기 때 부의 원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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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7~19세기에 자국이 부를 쌓는 수단으로 사용했던 노예제도에 대해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였다”며 공식 사과했다.
1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미국 <시엔엔>(CNN) 등 외신은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이날 현지에 생중계된 노예제 폐지 16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왕이 노예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국왕은 연설에서 “네덜란드 왕가는 노예제를 멈추기 위한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며 “오늘날 나는 여러분의 국왕이자, 네덜란드 정부의 일원으로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왕은 “여전히 인종차별이 네덜란드 사회의 문제이며, 모두가 나의 용서를 지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네덜란드 시민 대다수는 피부색이나 문화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평등을 위한 싸움을 지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역사학자들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아프리카 가나에서 1000여명을 납치해 브라질 농장으로 보낸 1634년을 네덜란드 노예제의 시작으로 본다. 네덜란드는 노예로 납치한 이들을 대규모 상업 농장인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동력 등으로 착취했고, 노예제는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제국 황금기 때 부의 원천이었다. 네덜란드는 1863년 7월1일에 식민지였던 수리남을 포함한 모든 국내외 영토에서 노예제를 폐지한다고 했으나, 수리남에서 노예제 폐기가 완료된 것은 과도기 10년을 거친 1873년 7월이었다. 올해는 법적으로 노예제가 폐지된 지 160년이 되는 해이다.
17~19세기 네덜란드 노예무역 규모는 60만명 이상이다. 지난달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1675년부터 1770년까지 노예무역으로 5억9500만달러(7848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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