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등쌀에 바다 건너간 은행들…‘엔데믹’타고 수익 늘렸다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이 증가하며,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진출에 다시금 순풍이 불고 있다. 특히 꾸준히 문을 두드렸던 동남아 시장 성장세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던 중국법인의 순익 회복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자장사’ 비판이 가중되며 수익 다각화가 절실해진 상황에서 금융당국 또한 이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총 2987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2163억1800만원)과 비교해 38.1%(824억5100만원) 증가했다.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한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923억원)와 비교해 374억원 늘어난 1297억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455억원, 9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4억원, 342억원 증가했다.
전반적인 실적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중국 법인이었다. 4대 은행의 지난 1분기 중국 현지법인 순이익은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164억원)와 비교해 4배 이상 늘었다. 이는 중국이 올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리오프닝’을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던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39억8800만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234.5%) 증가한 133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중국우리은행 또한 1분기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난 206억9300만원을 거둬들였다. 국민은행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178억원의 순익을 달성해 흑자로 전환했다.
시중은행들이 해외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 동남아시아 법인 실적도 코로나19 완화에 따라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동남아의 경우 금융 인프라 발전은 더딘 상황이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디지털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비교적 디지털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은행들의 투자가 지속되는 이유다.
동남아 해외법인 중 가장 큰 규모의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우 675억6100만원의 1분기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67.5%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베트남우리은행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142.9% 증가한 171억98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189억72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동남아 실적에는 지역별 격차가 존재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 또한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39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는 캄보디아의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충당금 적립액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실적(332억원)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30%(146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이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늘어난 336억1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영향이 크다. 국민은행은 2018년 부코핀은행 인수 이후, 꾸준히 적자를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3년 안에 영업 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고 투자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에 탄력이 붙으며, 금융당국도 두 팔을 걷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오는 7월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해외 자회사 인수 설립과 관련한 규제 완화, 자금 조달 유연화 등 방안이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금융지주사의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 또한 해외진출에 가속 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해외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순익 비중은 ▷KB금융 8.5% ▷신한금융 12.1% ▷하나금융 20.1% ▷우리금융 14.3% 수준이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중장기적으로 이를 끌어올려, 글로벌 금융사 수준인 30~40%까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된 지 채 몇 년이 되지 않았고 아직 터를 닦고 있는 단계라고 본다”며 “내부에서도 해외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추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순익 규모가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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