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코인 설계자" 비판에…김기현 아들 "밝은 미래 꿈꾸는 청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아들 김규대씨가 자신을 '전문 코인 설계자'라고 비판한 야권을 상대로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며 정면 대응 의지를 보였다.
김씨는 지난 1일 공개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서 유령 법인을 운운한다'는 질문에 "단순히 법인소재지를 공유오피스로 둔다고 해서 이것이 유령 법인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를 사실 관계 확인 없이 그대로 읊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홍성국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관련해선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제 인생이 걸린 만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 직원이라던 김기현 대표의 아들, 알고보니 전문 코인 설계자였다"며 "김씨가 지난 연말부터 반 년 사이 법인을 2개(컴포저블스튜디오, 제피드)나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언론이 소재지를 확인한 결과 공유오피스에 이름만 올려놓고 입점은 하지 않은 유령 법인이었다"고 했다. 이어 "유령법인을 만드는 것은 코인 프로젝트가 수시로 흥하고 망하다보니 언제든 꼬리를 자를 수 있도록 하는 수법으로, 업계에선 이를 흔한 테크닉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코인) 보유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 논란 이후 김씨가 가상자산업계에 재직하고 있단 점에서 김기현 대표와 가상자산업계의 커넥션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펼쳐 왔다. 김씨는 가상자산업체인 언오픈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 회사가 인큐베이팅한 다바(DAVA)프로젝트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현재 다바 프로젝트가 러그풀(rug pull·가상자산 개발자의 투자 회수 사기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을 들어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오신 아버지가 저 때문에 공격당하는 상황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첫째 아이와 곧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 상처를 줄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언오픈드는 2021년 11월에 팀장급으로 입사했다. 단언컨대 아버지 후광으로 입사를 하지 않았다"며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 사람들은 제 아버지가 누군지 이번에 처음 알았을 것이다. 게임회사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서 제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란 사실이 뭐가 중요하겠느냐"라고 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와 게임업체 크래프톤 등을 거친 이력을 볼 때 가상자산 스타트업 입사는 일반적이란 것이다.
김씨는 다바프로젝트 러그풀 의혹과 유령 법인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일각에선 다바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러그풀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라 비판하고 있는데 러그풀이 성립하려면 투자금을 받아 부정한 용도로 사용했거나 투자금을 들고 잠적했거나 사업 전개를 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다바 프로젝트는 투자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적 없고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투자금 이용내역도 모두 확인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령 법인 운운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다. 다바 프로젝트를 언오픈드가 인큐베이팅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 단순히 법인소재지를 공유오피스로 둔다고 해서 이것이 유령 법인이라는 주장과, '언제든 꼬리 자르기를 하려고 한다'는 식의 주장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사실 관계 확인 없이 그대로 읊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씨는 자신이 현재 언오픈드와 다바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법인인 컴포저블스튜디오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바 프로젝트가 발행한 NFT(대체불가능토큰)에 대해서도 "2021년 11월20일 공개판매를 하던 당시 저도 다른 분들과 동일하게 정가를 지불하고 구입했다"며 "(NFT)는 당연히 가지고 있다. 다바 프로젝트가 러그풀을 목적으로 했다면 저도 처분해야 맞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또 자신이 근무했던 크래프톤으 NFT관련 주식을 억대로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다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와 비슷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집단과 비교하면 제 연봉은 낮은 축에 속한다. 컴포저블 스튜디오 대표이사를 맡은 데 따른 인센티브도 전혀 없다"며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보증금을 최대한 대출 받고 월세 내면서 살고 있다. 더 밝은 미래를 꿈 꾸며 앞을 보고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가장이자 청년"이라고 했다.
한편 여야는 정무위에서 열 가상자산 청문회와 관련해 일정, 증인·참고인 채택 범위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기관 중심으로 진행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거래소는 물론 민간기업 관계자까지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언오픈드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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