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비극 다룬 '하얀전쟁' 안정효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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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 '하얀 전쟁'을 쓴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씨가 1일 별세했다.
이 소설은 승리를 위해 전쟁터에 나섰던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소모품으로 전락한 상황과 피해망상, 불안장애 등 베트남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물들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을 드러낸 작품이다.
최근까지도 번역에 매진해 온 고인은 지난 4월 영국 작가 그레이엄 그린의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장편소설 '조용한 미국인'을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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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 ‘하얀 전쟁’을 쓴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씨가 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동고,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일하다가 군에 입대했다. 백마부대 소속으로 1966~1967년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전장 체험을 코리아타임스 등에 연재했다. 제대 뒤 몇몇 언론사를 거쳐 코리아타임스 문화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1985년 계간 '실천문학'에 '전쟁과 도시'(하얀 전쟁)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 소설은 승리를 위해 전쟁터에 나섰던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소모품으로 전락한 상황과 피해망상, 불안장애 등 베트남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물들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을 드러낸 작품이다. 박영한 ‘머나먼 쏭바강’, 황석영 ‘무기의 그늘’과 함께 대표적인 베트남전 소설로 꼽힌다. 작가 자신이 영어로 직접 다시 써 1989년 미국에서 '화이트 배지'(White Badge)라는 제목으로 출간해 뉴욕타임스 등에 소개되는 등 격찬을 받았다. 1992년 정지영 감독, 안성기와 이경영 등이 출연한 동명 영화로 제작돼 흥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시대를 풍자한 '은마는 오지 않는다'와 영화광 청년의 몰락을 그린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등의 소설도 영화화됐다.
대학시절부터 영어로 소설을 써 당시 문학사상사의 이어령 대표가 이를 주목, 그에게 번역을 맡긴 것을 계기로 고인은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 등 평생 150여 권에 달하는 번역서를 펴냈다. 출판계에서는 ‘고 이윤기와 안정효의 번역이면 믿고 읽으라’는 게 불문율일 정도로 탁월한 번역가로 꼽힌다.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1회 한국 번역 문학상을 받았고 1999∼2002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서 문학 번역을 가르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번역에 매진해 온 고인은 지난 4월 영국 작가 그레이엄 그린의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장편소설 '조용한 미국인'을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박광자(충남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씨와 딸 미란(번역가), 소근(수녀∙세례명 실비아∙대전 가톨릭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은평성모장례식장(8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3일 오전 5시다. (02)2030-4444
이왕구 문화부장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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