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선본, 트럼프 '동성애지지' 발언 동영상 유포로 논란

차미례 기자 2023. 7. 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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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보수단체, "트럼프의 과거 지지발언 악용, 혐오 유발"
공화 후보들의 이례적 동성애 찬반논란 으로 "격전" 가시화
[피컨스( 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7월 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피컨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2024년 대선 출마 연설을 하고 있다. 2023.07.02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성소수자 보수주의자들을 대변하는 한 단체가 론 디샌티스 공화당 대선예비후보의 대선 선거본부가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동성애자 및 성전환자 관련 발언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7월1일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디샌티스의 행동이 "감히 동성애자 혐오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선거를 위한 "디샌티스 전쟁 본부( War Room)"는 전용 트위터 계정에 성소수자의 프라이드 먼스인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에 2016년 공화당 전국 전당대회에서 트럼프가 발언하는 장면을 공유했다.

거기에는 트럼프가 "나는 앞으로 내 권한 내에서 우리들의 성소수자(LGBT)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지 다 할 것이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들어있다. 트럼프는 당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인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게이클럽 펄스 나이트 클럽의 집단 총격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동성애자를 테러범의 총격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천명 했다.

동영상에는 또 "트럼프를 지지하는 LGBT"라고 써있는 T셔츠를 파는 트럼프 선거본부의 모습, 트럼프가 "2015년 성전환 여성임을 밝히며 커밍 아웃을 한 올림픽 10종 경기 선수출신의 케이틀린 제너와 함께 있으면 편안하다"고 말하는 장면 등도 들어있었다.

당시 트럼프는 제너에게 트럼프 타워 호텔의 화장실은 여성 남성용 모두 사용해도 좋다며 언젠가 트럼프 소유의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출전 시켜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장면도 이번에 모두 다시 공개되었다.

디샌티스의 동영상에는 자신이 미국에서 현대사상 가장 극도로 강력한 성전환 반대법을 입법, 서명한 후보자이며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에 관한 혹독한 법률의 제창자라고 주장하는 장면도 담겼다.

디샌티스 선거본부는 그런 다음 "성소수자 프라이드 먼스(6월)를 마감하면서 공화당원 중 가장 강력하게 이를 축하했던 한 정치인을 소개한다"며 트럼프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로그 캐빈 공화당원들"이란 자칭 미국최대의 성소수자 보수 단체의 즉각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이 단체는 트위터를 통해 " 디샌티스 선거본부의 오늘 메시지는 처참할 만큼 저급하고 갈라치기를 선동하는 내용이다. 그의 극단적인 언사는 거의 동성애 혐오나 동성애 공포의 경계선을 넘었다"고 맹비난했다.

이 단체는 " 디샌티스의 말은 그 동안 전국적으로 중요한 선거를 통해 어렵게 얻어냈던 성과들을 잃어버리게 만들 것이다. 이런 식의 구식 시나리오는 언제나, 되풀이 해서 실패만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의 정치적 입지가 약할 뿐 아니라 위험한 발상이며 정치적으로도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도 말했다.

성전환 선수 제너도 디샌티스의 선거본부가 끔찍한 분열의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디샌티스 선본의 신속대응팀장 크리스티나 푸쇼는 20일 밤 트위터에서 "연방정부의 '프라이드 먼스' 허용에 반대하는 게 왜 동성애자 혐오인가. 우리는 성적으로 정상인 사람들이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들의 행사를 한달 동안이나 축하하도록 허락하는 짓은 안할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불필요하고 분열적이며 세태에 영합하는 짓이다"라고 반격했다.

이번 디샌티스의 동영상은 공화당이 그 동안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인데다가 프라이드 먼스 축하행사를 공격하고 무지개 깃발의 '프라이드 깃발행진'을 금지하고 성전환자 권리를 박탈하는 정책을 다시 주장하고 나선 시기에 발표되었다.

2016년 뉴욕의 리얼리티TV 사회자로 활동했던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해 동성애자에 대한 지지를 표했던 2016년과 지금은 결이 다르다.

이번 일로 2024년 대선의 공화당 선거가 그 동안 이슈화 하지 않았던 동성애자와 성전환자 지지 문제를 두고 선거 운동 초기부터 내부적으로 격한 대립을 보일 것이 예상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디샌티스는 반 동성애, 반 성소수자 정책을 공화당 예비 선거의 승기를 잡을 무기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도 30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나는 당선되는 즉시 '성전환 같은 미친 짓'을 선전하는 학교나 단체에 대한 연방정부의 예산 지급을 모두 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 인지 방식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들도 연방 보건의료법 위반과 연방 지원금법 위반으로 모두 처벌할 것 "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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