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말에 분노… 연인 살해한 50대, 항소심도 징역 19년

재판부, “형 부당하다”는 피고인 주장 기각

횡령 범죄를 같이 도모하고 함께 도피 행각을 벌이다 이별 통보에 연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9년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3부(이상호 왕정옥 김관용 고법판사)는 살인·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9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 A씨의 항소를 최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0일 주거지에서 연인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그는 2016년부터 2년 넘게 모 기업의 재무 관리를 담당하면서 회사 소유 자금 7억5000만원을 분산 이체하는 방법으로 빼돌렸다. 이 과정에서 B씨와 횡령을 공모하고 함께 도피 생활을 하다가 B씨의 헤어지자는 말에 화를 내며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초기 A씨는 피해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B씨가 자신에게 죽여 달라고 부탁해 살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원심 재판부는 “A씨의 대담하고도 잔인한 범행으로 피해 회사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보았고, 피해자 B씨와 그 유가족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며 “비록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씨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씨는 1심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해 결정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