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주년 사진 24점 내건 충북도청 ‘논란’…이언주 “윤석열 ‘주체사상’인가”

권준영 2023. 7.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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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불필요한 논란 유발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철거하기로 결정”
이언주 前 국회의원 직격…“대통령제의 ‘막장’ 보고 있는 듯”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언주 전 국회의원. <디지털타임스 DB, 대통령실 제공>
1일 윤석열 대통령 관련 사진이 제거된 충북도청 청사 내 전시공간. <연합뉴스>
이언주 전 국회의원. <디지털타임스 DB>

충청북도가 윤석열 대통령 1주년을 기념해 도청 본관에 전시했던 윤 대통령 사진 24장을 하루 만에 자진 철거했다.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윤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언주 전 국회의원은 "한심하다. 남조선에서 벌어지는 '윤석열 주체사상'인가. 기가 막힌다"면서 "하기야 이전에도 누가 대통령만 되면 이런 짓들을 주변에서 하면서 우상화를 조금씩 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비판했지만 달라지지 않았고 더 심해지고 있다. 사람도 문제지만 이렇게 자꾸 심해지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대통령제의 '막장'을 보고 있는 듯하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2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도청 본관에서 오는 14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사진전을 취소했다.

도 관계자는 "민선 8기 출범 1년을 맞아 지난 1년의 도정과 국정을 두루 살피도록 준비한 행사였으나 도민 간 불필요한 논란이나 오해를 유발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사진전을 취소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도는 지난달 30일 그동안 도내 작가 등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활용됐던 도청 1~2층 복도에 윤 대통령 관련 사진 24점을 내걸었다. 윤 대통령과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화를 나누며 걷는 사진, 윤 대통령이 충청북도 청주를 방문한 사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반려견과 즐거운 때를 보내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에서 먼저 취임 1주년 관련 사진 전시 의사를 전해왔고, 이를 수락한 도는 오는 14일까지 전시회를 열기로 했었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 해당 전시회를 두고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것인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의 공간에 대통령 치적·일상 등을 홍보하는 사진을 게재해 대통령을 우상화하려는 발상이 참으로 어이없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이언주 전 의원은 "웬만한 중산층 국민들만도 못한 지력과 상식, 일반 국민의 통상적 삶을 살아보지 못해 제한된 경험만을 가진 자가 어쩌다가 순간적 이미지로 대통령 돼 왕 노릇 하며 절대 권력을 휘두른다"며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업을 계속 쌓는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 전 의원은 "5년간 온갖 교만을 떨고 권위를 부리며 남들을 억압하고, 짧은 지식과 짧은 경험을 마치 대단한 진리인 양 스스로 떠벌리면 주변이 만세를 부르고 그 말을 추종하니 착각을 못 벗어나 엉터리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서 "수많은 지식인들, 연륜자들이 있건만 권력과 기세에 눌려 암말도 못하고 벌벌 기며 추종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도 차이, 성정 차이는 있지만 다들 그랬고 지금 더 극단화되는 중"이라며 "사회를 위해 남달리 헌신해서 전국민적 존경을 받던 사람이 대통령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별안간 행해지는 우상화를 보며 국민들은 기가 찰 수밖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거기서 떨어지는 지위와 힘, 이익이 엄청남을 유추할 수 있다. 세상에 이보다 더 불공정한 게 어디 있겠나"라며 "그걸 지켜보는 진짜 주인들은 기가 막히지만 주변의 기득권 구조에 막혀 주인 노릇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그 권력은 왕정이 아닌 선출직이니 한시적인 거요, 그 권위는 자연적으로 생긴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그러니 그 권력이 땅에 떨어지면 그간 주권자임에도 무시당하고 핍박받은 자들, 당선 후 주인을 몰라보고 할일을 태만하고 되려 군림하는데 화가 난 주권자들, 순종하지 않는다고 탄압받고 피해본 자들, 왕 노릇하며 가까운 자들에게 특혜 주느라 반사적 피해를 입은 자들, 심지어 밑에서 무시당했던 주변까지…"라고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끝으로 그는 "이런 바보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대한민국은 87년 이후 엄청나게 변했지만 헌법과 기본시스템 등 상부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시대에 뒤떨어진지 오래"라며 "그러니 모든 면에서 그 낡은 시스템이 국민들의 발목을 잡는다. 통치자 스스로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1970~80년대 세상에 살면서 역시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상대와 싸우느라 국가에너지를 낭비 중"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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