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절반 "하반기 실적 더 어렵다"…평균 대출액 8300만원
원자재·인건비 등 부담에 실적 지속 악화…"부담 덜어줄 정책 필요"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자영업자 10명 중 5명이 올 하반기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는 자영업자도 60%에 달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방역 규제의 점진적 완화·해제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원자재 및 재료비, 인건비, 공공요금 등의 경영 비용 증가에 따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하반기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순익 실적'에 대한 질문에 자영업자의 63.4%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답했다. 순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63.8%로 나타났다.
'하반기 매출 전망'은 올 상반기보다 감소 50.8%, 증가 49.2%로 나타나 여전히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올해 가장 부담된 경영비용 증가 항목으로는 △원자재·재료비(20.9%) △인건비(20.0%)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18.2%) △임차료(14.2%)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정비용 부담에 기존 대출 상환을 위해 추가 대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조사 대상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83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규모가 1억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대부분(75.4%)이었고 1억5000만원 이상 대출을 했다는 응답은 약 13.4%였다.
한편 자영업자 51.2%는 올해 초에 비해 대출금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48.8%였다.
대출 증가 이유로는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고정비 지출(46.9%) △기존 대출이자 상환(25.0%) △원자재·재료비 지출(15.2%) 등 기존 사업의 확장 혹은 투자를 위한 추가 대출보다는 기존 사업 유지를 위한 대출이 많았다.
반면 대출 감소 이유로는 향후 금리 상승 우려로 기존 대출 축소(40.6%)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기존 대출 상환(20.9%), 대출한도 문제로 인한 추가 대출 불가(17.2%) 등이 이었다.
내년 이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절반 가까이가 실적 악화에 따라 3년 내 폐업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 자영업자들의 84.4%가 내년인 2024년 이후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12.8%에 불과했다.
자영업자의 약 40%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6.7%)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4.2%) 등이 있었다.
폐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에도 특별한 대안 없음(22.3%) 등을 포함해 부정적인 이유가 53.1%로 긍정적 이유(25.5%)보다 두 배 이상 컸다.
이 밖에도 올해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21.1%)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매입비 부담(17.2%) △고금리 지속, 만기도래 등 대출 상환 부담(16.7%) 순으로 답변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는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9.0%)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18.5%)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 지원(16.6%)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어두운 경기 전망 속에 다른 대안이 없거나, 대출금·임차료 등 부담으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고려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내수 활성화 촉진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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