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국대 옆구리', 올스타전서 안타친 울산 5년 만에 왔다... "대타 준비해야 하나" 함박웃음 [★인터뷰]

양정웅 기자 2023. 7. 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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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두산 박치국이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두산 베어스의 '국대 사이드암' 박치국(25)에게 울산 문수야구장은 잊을 수 없는 장소다.

지난 2018년 울산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박치국은 드림 올스타의 베스트 12에 중간투수 부문 1위 자격으로 출전했다. 팬 투표(38만 1197표)와 선수단 투표(130표)를 싹쓸이하며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본 경기에서 박치국은 드림이 0-5로 뒤지던 6회 초 마운드에 등판, 한 타자를 잘 잡아냈다. 그런데 이어진 6회 말 공격에서는 뜻밖에도 타석에 들어섰다. 박치국에 앞서 등판했던 강백호(KT)가 좌익수로 가면서 지명타자가 소멸됐기 때문이다. 1번 구자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간 후 타석에 들어선 박치국은 뜻밖에도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렸다. 투수가 안타를 기록하는 건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 안타를 시작으로 드림은 한꺼번에 5점을 올리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비록 다음 이닝 수비에서 박치국 본인이 제라드 호잉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타석에서의 활약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두산 박치국이 2018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안타를 쳐내고 있다.
울산 문수야구장 1층 로비에 있는 2018 KBO 올스타전 엠블럼. /사진=양정웅 기자
최근 롯데 자이언츠와 울산 3연전을 위해 5년 만에 다시 이 곳을 찾은 박치국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울산에) 오자마자 '나 대타 준비해야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며 농담부터 던졌다.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 같다. 여기 오자마자 그 생각이 딱 들었다"던 그는 "밀어쳤다기보다는 밀려친 거다. 코스가 좋아서 (안타가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치국은 2018년 당시 17홀드와 평균자책점 3.63의 성적을 거두며 두산 불펜진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이에 그는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도 뽑혀 금메달을 차지해 병역특례도 받았다. 이후로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지만 2021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지난 시즌까지는 전력에 완벽히 돌아오지 못했다.

그런 박치국이 올해 들어서는 꾸준히 경기에 나오고 있다. 1일 기준 36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 무패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23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월간 피안타율이 0.304로 다소 높긴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단 1안타만을 허용했다. 5년 만에 울산 경기에 나왔던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도 9회 말 등판, ⅔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산 박치국.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승엽(47) 두산 감독은 박치국에 대해 "원래 빠른 볼의 구위는 좋은 선수다. 좋은 변화구도 가지고 있지만 초반에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낮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요즘 들어 변화구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졌다. 헛스윙을 많이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원래 좋았던 구위에 변화구까지 좋다 보니 상대방이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한 박치국 본인은 "초반 안 좋았을 때는 전력분석팀과 투구폼 등을 많이 봤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감은 너무 좋다. 컨디션도 좋다"고 자평했다.

4년 만에 돌아온 포수 양의지(36)와 호흡은 어떨까. 박치국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고 항상 꾸준하시다"며 "달라진 건 내가 고개를 저으면서 던지고 싶은 걸 던진다. 그런데 또 의지 선배가 그걸 잘 받아줘서 편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는 과거 양의지가 NC에 있던 시절 박치국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던 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이를 언급하자 박치국은 "그 영상은 되게 유명해서 야구팬이라면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아마 그때 많이 느끼셨을 거다"며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양의지도 알고 있을 거라고 했다.

두산 박치국(왼쪽)이 마운드에서 포수 양의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제 박치국의 꿈은 '올스타'와 '우승반지'다. 그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우리 아이들과 같이 올스타전에 한번 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18년에는 선배 김재호의 아들과 함께 왔다는 그는 "그때는 재호 선배의 아기를 안고 있었는데, 어떻게 할 줄 몰랐다"면서 "이제 내가 아이가 생기다 보니 정말 같이 잘 놀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박치국은 한끗 차이로 받지 못한 우승반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2017년 데뷔한 그는 2018년에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고, 2019년에는 통합우승을 차지했으나 본인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없었다. "우승이랑 인연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기회가 된다면 우승을 해보고 싶고, 반지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2일 경기를 마치면 144경기 페넌트레이스의 반환점(72경기)을 돌게 된다. "5월에는 좀 많이 안 좋았다"며 전반기를 100점 만점에 60점으로 평가한 박치국은 "후반기는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관리도 잘해야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머릿속에는 순위권에 올라가는 생각밖에 없어서 그렇게 준비할 것이다"는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박치국의 투구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박치국.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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