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대신 클래식 음악…부산 민락수변공원 금주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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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와 무질서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산 민락수변공원이 1일부터 금주 구역으로 지정됐다.
'술판'과 '헌팅'이 사라진 자리를 클래식 공연이 대신한 가운데, 한때 일부 상인들이 음주 단속반에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상인들은 "공원에서 무조건 술을 못 마시게 막아버려 상권이 다 죽게 생겼다"거나,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기 전에 구청이 평소에 관리를 잘 했으면 그렇게까지 무질서해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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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공연 등 문화행사 펼쳐지며 가족 단위 방문객 증가
공원 인근 상인 '울상'…아파트 상가 식당은 '풍선효과'로 문전성시
음주와 무질서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산 민락수변공원이 1일부터 금주 구역으로 지정됐다. '술판'과 '헌팅'이 사라진 자리를 클래식 공연이 대신한 가운데, 한때 일부 상인들이 음주 단속반에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1일 오후 7시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입구마다 이날부터 공원에서 술을 마시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형광 조끼를 입은 수영구청 소속 안전관리 요원들은 입구에 서서 혹시나 술을 가지고 들어오는 방문객이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이때 한 외국인 무리가 손에 맥주병을 들고 공원 입구에 나타났다. 요원들이 "공원에서 술을 마실 수 없다"고 안내하자, 이 외국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발길을 돌렸다. 수영구청은 방문객이 가져온 주류를 맡겨두고 공원을 산책할 수 있도록 대형 바구니도 준비했으나,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음주가 금지된 수변공원 풍경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방문객이 콩나물시루처럼 빼곡히 들어찼던 공간은 한산하다 못해 몇 명이 왔는지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해졌다.
방문객이 마구 버린 쓰레기가 넘쳐나 악취가 진동했던 산책로에는 액세서리나 에코백을 파는 가판대가 들어섰고, 길을 거니는 사람들 연령대도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매우 다양해졌다. 돗자리를 펴둔 채 회나 전을 먹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다. 다만 술 대신 음료수가 놓여 있었고, 대부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었다.
해가 지고 광안대교에도 불빛이 들어오자, 공원 한편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클래식 공연이 펼쳐졌다. 산책하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음악을 들으며 광안리 밤바다를 감상하기도 했다.
방문객들은 대체로 달라진 공원 풍경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금주 구역 지정을 반겼다. 이모(34·남)씨는 "시끄러운 음악에 쓰레기가 넘쳐나던 예전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변공원 인근 일부 횟집 등은 금주 구역 지정으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들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인근 상인 10여 명이 수변공원 입구 쪽으로 몰려와 현장에 나온 구청 공무원 등에게 고성과 욕설을 내지르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 상인이 손님이 줄어 답답한 심정에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자, 안전관리 요원이 "횡단보도 근처에서 피우면 안 된다"며 제지한 게 발단이었다.
상인들은 "공원에서 무조건 술을 못 마시게 막아버려 상권이 다 죽게 생겼다"거나,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기 전에 구청이 평소에 관리를 잘 했으면 그렇게까지 무질서해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수변공원 일대 식당과 편의점은 예년의 경우 오후 10시쯤이 되면 음식과 술을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이날은 방문하는 사람 자체를 거의 볼 수 없었다.
다만 수변공원에서 거리가 조금 떨어진 인근 아파트 상가와 밀락더마켓 등은 '풍선효과'로 인해 방문객들이 넘쳐났다. 고깃집이나 치킨집 테이블마다 술잔과 웃음소리가 오갔고, 맥줏집은 아예 빈자리가 없어 밀려드는 손님이 발길을 되돌리기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수영구는 당분간 수변공원에 안전요원을 계속 배치해 금주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구청 공무원과 용역 직원들이 시간대를 나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공원 내 술 반입 감시를 이어간다.
이와 함께 클래식 공연과 마술쇼, 줄 인형극, 작은 음악회, 플리마켓 등 각종 문화 행사를 개최해 가족 친화형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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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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