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10월부터 전국 첫 ‘위기 임산부 핫라인’ 가동

경기도청.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유기’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위기 임산부 핫라인’ 구축에 나선다.

경기도는 군포시와 용인시에 있는 미혼모자기본생활시설에 24시간 ‘위기 임산부’를 위한 핫라인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위기 임산부는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편견으로 임신중단·유기·입양 등의 방법으로 출산·양육을 포기하고자 하는 등의 위기를 겪는 임산부를 의미한다.

경기도는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기 위해 미혼모자기본생활시설에 위기 임산부를 전담하는 사회복지사를 1명씩 배치할 계획이다. 전담 사회복지사는 핫라인 상담을 통해 위기 임산부 여부를 판단한 뒤 기형아 검사 등 산전 검사와 심리·정서 치료를 지원한다.

또 위기 임산부가 원할 경우 미혼모자기본생활시설을 임시 숙소로 사용하도록 하고 출산비·양육용품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연계해 주거·긴급복지 등 공적 지원에도 나서고 미혼모자·아동보호시설 등과 지원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미혼모자기본생활시설에 입소하는 미혼모는 중위소득 100% 이하여야 하지만, 경기도는 위기 임산부의 경우 소득 기준 없이 지원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위기 임산부 핫라인 개설과 전담 사회복지사 배치를 위한 추경 예산을 편성해 오는 10월부터 운영에 나선다.

앞서 지난 23일 수원시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는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아이는 출생신고 조차 되지 않았으며, 생후 1일만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의 친모는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이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