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억 횡령하고 동거여성 살해, 2심도 징역 19년

법원 "대담하고 잔인한 범행, 장기간 격리 필요"
양형부당으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도 같아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회삿돈 수억원을 횡령하고 도피 생활을 하다가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화가 나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9년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3부(고법판사 이상호·왕정옥·김관용)는 살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19년에 5년 간의 보호관찰 명령을 선고한 바 있다.

B주식회사 회계·경리 팀장으로 재무관리를 하던 A씨는 2017년 4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2년 넘게 회사 자금을 인출하거나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2억여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9년 11월 업무 문제로 대표와 갈등을 빚고 퇴사를 요구받자 사실혼 관계에 있던 C씨에게 도망 생활을 하자고 제의하고 함께 회사 자금 7억5000만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한 혐의도 있다.

이후 도피생활을 해오던 A씨는 지난해 7월 C씨의 외도사실을 알고 심하게 다투다 이별을 통보받자 C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징역 19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대담하고 잔인한 범행으로 피해자 회사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었고, C피해자와 유가족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보았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비롯해 이 사건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 정황에 비춰보면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후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해 결정한 것이라 인정되며, 이 법원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다"며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선고 형은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서 이뤄져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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