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화되는 디폴트옵션…설정 안하면 손해[바뀌는 금융③]

증권사 일반 환전 가능해져…순차 개시
12월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12일부터 1년의 유예 기간을 마친 디폴트옵션이 의무화된다. 디폴트옵션이란 별다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맞춰 계좌를 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이 밖에 하반기 달라지는 증권 시장 이슈로는 일부 대형 증권사에서도 일반 환전이 가능해지는 점, 12월부터 외국인의 국내 투자 절차가 간소화되는 점 등이 있다.

내 퇴직연금, 성향 따라 금융기관이 알아서 운용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설정이 가능한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고 있는 사업장들은 다음달 11일까지 디폴트옵션 적용을 위해 퇴직연금 규약을 변경해야 한다. 규약을 변경하지 않은 사업장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회사와 달리 개인 근로자는 디폴트옵션 지정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하는 등 불이익이 생기진 않는다.

지난해 7월 시행령이 마련되며 본격 시행된 디폴트옵션은 DC형 또는 개인이 따로 가입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의 돈이 계좌에 방치돼있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계좌 내 금융상품이 만기의 만기가 돌아왔는데도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6주 후에 디폴트옵션을 알아서 적용할 수 있다. 고객 의사로 사전에 최초 한번은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으면 '대기성 자금'으로 남는데, 이는 디폴트옵션의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 이자가 낮아 근로자 입장에선 손해다.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면 투자 성향에 따라 원금 보장 상품, 실적 배당형 상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할 수 있다.

6주가 지나기 전에 바로 디폴트옵션을 적용해 달라고 금융회사에 요구할 수도 있으며, 디폴트옵션이 적용돼도 언제든 다시 디폴트옵션에서 빠져나와 다른 금융상품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디폴트옵션 상품에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나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 등이 있다. 디폴트옵션은 하나만 선택할 수 있지만, 디폴트옵션으로 지정하는 상품은 횟수에 상관없이 다른 변경이 가능하다.

증권사에서 일반 고객도 환전 가능…12월 외국인 투자 문턱 낮아진다

아울러 하반기부터는 증권사에서도 일반 환전 업무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현재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4개 증권사(한국·미래·NH·KB)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목적이 아닌 일반 환전이 가능하다.

하반기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을 받은 9개 대형 증권사는 기업과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일반 환전을 할 수 있게 되므로 고객들은 별도로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해당 증권사를 통해 환전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증권사들의 준비에 따라 개시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기관별로 내부통제 관련 부서와 절차를 지정 또는 마련한 증권사부터 기재부 확인을 받은 뒤 환전 업무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류 환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나 계좌 내 환전, 외화 송금 정도로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월14일부터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30년 만에 사라지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투자도 쉬워진다.

기존에는 투자등록번호(외국인 ID)를 발급 받아야만 계좌 개설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외국인도 증권사에서 실명확인 등 절차를 거치고 바로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 법인은 법인식별기호(LEI), 개인은 여권번호를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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