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에서 ‘독약’이 된 독수리가 묻는다 “한화와 몇 경기 남았어?”

안승호 기자 2023. 7. 2. 09: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가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전 승리로 8연승을 달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최근 몇년 사이, KBO리그에서는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 즈음이면 한화를 보고 싶어하는 팀이 참 많았다. 한화는 다른 9개 구단 사이에서 ‘보약’으로 통했다.

한화는 정규시즌을 깜짝 3위로 마감한 2018년을 보낸 뒤 2019시즌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승률 0.356(199승17무360패)를 기록했다. 3경기 중 거의 2경기를 놓친 셈이다. 대부분 팀이 ‘위닝시리즈’를 예약해놓은 기분으로 만나는 상대였다.

올해도 ‘연승 바람’을 타기 전인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시즌 승률 0.383(23승4무37패)로 앞선 시즌들보다는 나은 수준이었지만, 형편이 아주 나아진 정도는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NC(4승1패)와 SSG(4승1무1패) 등이 한화를 만나 승률 유지의 큰 힘을 얻었다.

한화의 ‘한약방’이 문을 닫는 흐름이다. 한화가 최근 연승 흐름을 타며 완전히 다른 팀으로 재정비에 성공하고 있다.

결과는 결과대로 최상이다. 한화는 지난달 21일 홈 KIA전에서 7-4로 승리한 뒤 지난 1일 대구 삼성전까지 8연승을 달렸다. 2005년 이후 무려 18년 만의 8연승이다.

3~4연승은 스쳐가는 바람일 수 있다. 상대팀 사이클에 따른 스케줄의 반사이익으로 일시적으로 결과가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최소 3팀은 만나 거둬야하는 7~8연승 이상은 분석부터 달라진다. 팀의 투타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거두기 힘든 성과다.

우선 한화는 8연승 기간 팀 평균자책 1위(1.75)를 달리며 마운드에서부터 매경기를 주도했다. 무엇보다 이 기간 선발 평균자책이 1.39로 매경기 초중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개막 이후 바닥권 지표로 저조했던 타선은 팀타율 6위(0.272), 팀OPS 3위(0.793)을 기록하며 살아나는 중이다. 팀OPS가 돋보이는 것은 이 기간, 홈런이 10개가 터졌기 때문이다. 특히 타선의 핵인 노시환이 지난 1일 삼성전 연타석 홈런 포함 8경기에서 홈런 5개나 뿜어냈다. 같은 기간 한화보다 홈런을 많이 때린 팀은 SSG(12개)뿐이다.

한화가 눈앞의 성과뿐 아니라 시즌 중후반 레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은 구성에서부터 윤곽을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큰 흔들림이 없던 투수진에서 조금 더 내실을 쌓아가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런저런 변화를 주던 타선이 제자를 잡고 있다.

한화는 지난주 가세한 새 외국인타자 닉 윌리엄스를 4번에 놓고 1~6번을 가급적 고정 라인업을 가고자 했는데 당초 의도대로 타순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진영(우)-김인환(좌)-노시환(우)-윌리엄스(좌)-채은성(우)-문현빈(좌)으로 연결되는 ‘지그재그’ 타선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까지는 계산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6번 문현빈 이후 타선은 다소 변화를 주더라도 1~5번은 가급적 유지할 방침이다.

이제 한화를 만나는 게 반가울 리 없다.

1일 현재 한화전을 가장 많이 남겨둔 팀은 SSG와 KT로 각각 10경기씩을 더 치러야 한다. 이전 같으면 잔여 일정 가운데 기대 승률을 올려놓는 대진일 수 있지만 이제는 단순 접근이 어려워졌다. 반대로 한화전을 가장 많은 치른 팀은 삼성으로 이번 주말 3연전을 마치면 5경기를 만을 남겨둔다. LG와 KIA 또한 한화전 9경기를 이미 치러 7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지금의 한화는 ‘보약’보다 ‘독약’에 가까운 상대다. 새로운 주의 주중 첫 상대는 대전에서 마주하는 롯데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