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핫플' 민락수변공원 금주 단속 첫날 분위기 '썰렁'

차근호 2023. 7. 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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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구역으로 지정돼 음주 시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부산의 야간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금주 구역으로 지정된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 공원을 찾아가자 주류 반입 금지를 안내하는 방송이 주기적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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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무질서 사라졌으나, 술판 일부 인근 광안리 해변으로 이동
썰렁한 수변공원 모습 [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금주 구역으로 지정돼 음주 시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부산의 야간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금주 구역으로 지정된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 공원을 찾아가자 주류 반입 금지를 안내하는 방송이 주기적으로 나왔다.

입구마다 단속원들이 배치돼 있었고, 공원 내부에도 노란 야광조끼를 입은 단속원들이 계속 돌아다녔다.

수영구는 단속 첫날 이곳에 용역 직원 24명과 공무원 10여명을 투입해 공원 내부 주류 반입을 철저히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원 내부는 평년과 비교하면 '썰렁하다'고 말할 정도로 방문객이 줄어들었다.

예년 같으면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앉아 술판을 벌이는 수천 명의 방문객들로 가득 찼을 시기인데, 이날 공원 내부는 돗자리를 펼친 팀이 채 20여팀도 보이지 않았다.

돗자리에 앉아 치킨이나 회를 먹는 사람들도 전부 술 없이 탄산음료 등을 먹으며 광안대교 야경과 바다를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단속 전 민락수변공원 모습 [2018년 촬영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예년처럼 젊은 남녀가 대거 몰려 즉석만남을 하는 모습도 이날 볼 수 없었다.

대신 편한 복장을 한 주민들이나 연인들이 바닷길을 산책하려고 공원을 찾았다.

한 단속원은 "금주 구역 지정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장마로 아직 부산에 관광객이 많이 없고 본격 피서철이 아니라 속단할 수는 있지만 첫날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방문객이 대폭 줄면서 애초 '금주 구역' 지정 목표였던 무질서 행위 근절, 야간소음, 무단투기도 사라진 모습이었다.

이에 주민들은 대체로 금주 구역 지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장사를 망치게 된 회센터 상인들은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이날 회센터 내부는 취재진이 방문한 시각 방문객이 아예 없었다.

광안리 해변 음주 [차근호 기자]

민락수변공원이 금주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술판 일부는 바로 인근의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옮겨간 듯한 모습도 보였다.

평소 수변공원 주변에 포진해 있던 돗자리 판매상들이 전부 광안리 해변으로 넘어갔고 이들이 폭죽 등도 팔면서 해변 곳곳에서 금지된 폭죽이 수시로 터져 메케한 연기가 났다.

해변에 둘러앉아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이날 많이 관찰됐다.

해변을 매일 찾는다는 한 수영구 주민은 "수변공원이 금주 구역으로 지정된 줄 모르고 회를 샀던 분들이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걸어가 술을 마신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단속원들이 폭죽 판매상들은 아예 단속하지 않던데 해변의 무질서 행위는 오히려 증가할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광안리 야간 인파 [차근호 기자]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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