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노리는 'K-바가지'…처벌은 어려워
[앵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관광산업이 다시 회복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바가지 상술'도 다시 등장했는데요.
모처럼 활성화된 한국 관광 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예림 기자입니다.
[기자]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서울 명동 거리는 쇼핑백을 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년 만에 7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바가지요금 피해 사례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명동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실제로 바가지요금을 겪어본 적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전반적으로 음식이나 화장품 가격이 괜찮았다며 만족해하는 관광객들도 많았습니다.
<위위천 / 대만인 관광객> "립스틱이나 아이브로우 등 화장품을 많이 구매했습니다…저희가 느끼기에는 (화장품) 가격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바가지 상술을 겪어 본 외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삭시 카나세 / 인도인 유학생> "길거리에서 파는 물건이 1만 원인 걸 알고 있는데, 관광객처럼 보이니까 2만 원이나 2만 5천 원을 달라고 하는 식입니다. 싫다고 하면 질이 좋다며 설득하려 합니다."
길을 잘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택시 폭탄 요금도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사카모토 코타로/일본인 관광객> "어제 탄 택시에서 바가지를 당했어요. 2km 정도 거리를 갔는데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 좀 놀랐습니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의 최근 방문 후기를 보면, 10개 중 6개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입니다.
마스크팩이 3만 원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실제로 결제된 내역을 보니 30만 원이었다는 겁니다.
환율 때문에 가격이 헷갈린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일부러 가격을 뻥튀기해 받는 매장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지난 4월 말 일본 '골든 위크' 기간에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신동주 /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 경위> "원가가 10만 원에서 20만 원이라고 하면 50~70만 원 정도까지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서…꾸준히 관광객들 대상으로 해서 신고는 계속 들어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바가지 상술은 한국 관광 산업에도 치명적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소비자들이 자신이 겪었던 안 좋은 경험, 피해를 SNS에 올리면 그동안 한국 관광을 위해 인프라를 만들고 여러 노력을 했는데 그런 것들이 다 물거품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단순히 비싸게 팔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제재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비싸면 안 사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거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그 가격으로 사먹었다면 민법상 청약과 승낙이 존재를 하는 거잖아요."
다만 소비자가 알고 있었다면 물건을 사지 않았을 중요한 정보를 판매자가 일부러 누락했다면 처벌의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림입니다. (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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