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두 동성 부부 [시선]

이명익 기자 2023. 7. 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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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봐. 이게 임산부 뱃지야." 분홍색 뱃지를 든 김규진씨(31)가 배우자 김세연씨(34)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김규진씨가 임산부 뱃지를 들자, 그를 둘러쌓은 사람들 사이에서 "와" 하며 탄성이 흘러나왔다.

9월 출산을 앞둔 김규진씨와 배우자 김세연씨는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기 하루 전 〈한겨레〉를 통해 임신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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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부부인 김규진(가운데 왼쪽부터) 김세연,킴,백팩씨가 서울퀴어문화퍼레이드에서 부케를 던지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이것 봐. 이게 임산부 뱃지야." 분홍색 뱃지를 든 김규진씨(31)가 배우자 김세연씨(34)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김규진씨가 임산부 뱃지를 들자, 그를 둘러쌓은 사람들 사이에서 "와" 하며 탄성이 흘러나왔다. "자 이제 부케 던지러 가자."

7월1일 오후 폭염주의보가 내린 서울 을지로 명동성당 앞. 또 다른 동성 부부인 10년 차 커플 킴과 백팩도 함께 나섰다. "하나, 둘, 셋" 사람들의 함성과 함께 두 부부의 부케가 서울퀴어문화축제의 하늘을 날아올랐다.

킴,백팩 부부가 입맞춤을 하고 있는 가운데 부케를 든 김규진,김세연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9월 출산을 앞둔 김규진씨와 배우자 김세연씨는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기 하루 전 〈한겨레〉를 통해 임신 사실을 알렸다. 2019년 5월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벨기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아이를 낳는 동성 커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개최됐다. 퀴어축제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는 5만명이 참가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광장 사용이 불허돼 장소를 바꾸어야 했다.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단체의 청소년·청년 콘서트가 열렸다.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드랙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기독교계의 한 교인이 행진에 퍼레이드에 난압해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은 ‘피어나라, 퀴어나라’라는 슬로건을 걸고 을지로를 출발해 명동, 서울광장, 종로 등을 행진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기독교단체와 큰 충돌없이 행진을 마쳤다. 김규진, 김세연 부부와 함께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의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 행렬의 맨 앞에 섰던 킴, 백팩 부부는 퍼레이드를 마치며 "사실 저희는 한 10년 정도 되면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변한 게 없네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시간이라는데, 그사이 법이 안 바뀌었지만 이렇게 10년간 행진하며 보낸 마음이 좀 더 강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드랙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조선레즈'팀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무지개 우산을 쓰고 있는 참가자들.ⓒ시사IN 이명익
무지개 깃발을 든 참가자가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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