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폐렴구균 백신 임상2상 성공…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에볼라 CMO, WHO 등재 등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
"주가 하방 확인… 기업 가치 상승 기대돼"
SK바이오사이언스가 10조원 규모 폐렴구균 백신 시장 진입에 한층 가까워졌다. 사노피와 공동 개발하는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팩'(개발명: GBP410)이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2027년 규제기관에 상업화 승인 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근 회사는 에볼라 백신 위탁생산(CMO), 코로나19(COVID-19) 백신의 영국·WHO 승인 등을 이루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대폭 확대했다. 엔데믹 이후 고점 대비 76% 내린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팩의 임상 2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달 29일 사노피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콘퍼런스인 '백신 인베스터 이벤트'(Vaccines Investor Event)에서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스카이팩은 사노피가 'SP0202'라는 코드명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임상 2상 시험은 영유아 712명과 소아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노피는 SP0202가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과 비교해 안전성과 면역원성에서 동등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스터샷(추가접종) 사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스카이팩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의 소아·영유아 21가 폐렴구균 백신으로 개발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주요 경쟁사는 화이자, GSK, MSD다. 사노피가 이들 회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22년 폐렴구균 백신 시장 규모는 68억유로(약 9조7000억원)였다. 이 매출의 80%가 소아 접종 백신으로부터 발생한다.
사노피가 스카이팩에 거는 기대감은 컸다. 스카이팩의 임상 결과 발표 순서는 콘퍼런스 2번째 파트에서 맨 처음이었다. 또한 스카이팩을 가리켜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서 잠재성이 있다"고 표현했다. 사노피는 "단단한 협력 관계에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사노피는 스카이팩이 20가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20'과 비교해도 양호한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스카이팩을 프리베나20과 직접 비교한 건 아니다. 프리베나20이 보여준 기존 데이터와 이번 스카이팩의 임상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그럼에도 스카이팩을 폐렴구균 20가 백신과 비교한 건 의미가 있다. 현재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는 예방하는 혈청형이 더 많은 제품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프리베나13이 10여년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선도했다. 화이자는 여기서 7가지 혈청형을 더한 20가 백신인 프리베나20을 개발해 최근 소아·어린이용 백신으로 허가받았다. 후발주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 입장에서는 프리베나20 대비 스카이팩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2024년 상반기 중 스카이팩 임상 3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7년 규제기관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스카이팩 상업화가 예상되는 2028년 폐렴구균 백신 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스카이팩 임상 결과는 회사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엔데믹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은 고점 대비 약 76%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도 중단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월 투자자 간담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사업 계획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5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MSD와 자이르 에볼라바이러스 백신 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영국 규제기관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시판을 허가받았다. 6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스카이코비원을 긴급사용목록에 등재했다. 이로써 아직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지 못한 저개발국가에 스카이코비원을 공급할 자격이 생겼다.
이번에 성공적인 스카이팩 임상 2상 결과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4월 제시했던 주요 프로젝트들이 예고대로 순항 중이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 이후 실적 악화 속 회사의 주가 하방을 확인했다"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연이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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