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정승환, 잠시 못 보지만 괜찮아…그를 떠올리게 할 OST들 [TEN피플]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애절하지만 따뜻한 목소리로 리스너들에게 위로가 됐던 가수 정승환이 오는 17일 입대한다. 그간 정승환은 각종 드라마 OST에 참여해 극 중 캐릭터의 감정에 도화선이 되어줬다. 노래방에 가면 누구나 한 번씩은 부르는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너였다면'부터 JTBC '닥터 차정숙'의 '숨'까지. 2일 발매되는 JTBC '킹더랜드' OST '너에게 닿을게'는 정승환의 입대 전 마지막 OST가 된다. 그를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정승환이 부른 OST를 듣는 것은 어떨까.
에릭, 서현진 주연의 '또 오해영'(2016)의 OST Part 5 '너였다면'(2016.05.31)은 정승환을 OST 신흥강자로 만들어준 곡이다. '또 오해영'은 동명의 이름을 지닌 두 여성 오해영(서현진 분, 전혜빈 분)과 박도경(에릭 분)의 오해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로맨스 드라마다. 당시 서현진이 맡은 오해영은 사랑 앞에서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 솔직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결혼을 앞둔 그는 이유도 모르고 파혼당하고 좋아하는 남자 박도경은 자신과 같은 이름의 여성과 사귄 적이 있다.
하지만 오해영은 사랑 앞에서 솔직하고 당당하다. 극 중 오해영은 "나 생각해서 일찍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라고 짝사랑하는 마음을 털어놓는다.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아직도 회자되는 대사 중 하나다. 정승환의 '너였다면'은 오해영의 이런 복잡한 감정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인다. '너였다면 어떨 것 같아. 이런 미친 날들이 네 하루가 되면 말야'라며 '너'라는 짝사랑하는 대상 혹은 내 이야기를 듣는 대상에게 읊조리듯 말을 건네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해당 OST는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노래방에서 한 번씩은 불러본 적이 있는 곡으로도 유명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성시경과 백지영이 OST를 꽉 잡고 있었다면, 2010대 중반은 정승환이 포문을 열었다. 2016년 11월 29일 '이 바보야'로 데뷔한 정승환은 유재하-이문세-변진섭-신승훈-조성모-성시경 등 발라드 계보를 잇는 가수다. 발라드가 강세였던 시대가 저물고 난 이후에도 꾸준하게 계보를 이어가는 정승환의 목소리는 OST에서 빛을 발한다.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2016)에서 정승환은 OST Part 11 바람(2016.10.05)을 불러 극 중 4 황자 소(이준기 분)와 해수(이지은 분)의 이뤄지지 않는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을 극대화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시간을 초월해 고려 시대로 떨어진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해수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OST '바람'은 4 황자 소와 해수의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낸 가사와 체념한 듯한 목소리가 포인트다. '흩어지는 바람 같아서,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길 같아서'라며 바람처럼 사라진 대상에게 어쩔 수 없는 이별을 고하는 곡이다. 서로 다른 시대와 이해관계를 가진 두 사람의 사랑은 손안에 쥘 수 없는 '흩어지는 바람'과도 같다. 정승환은 초반부에 애써 잊으려는 태도에서 중반부로 갈수록 이별을 부정하는 듯 점점 강하게 부르는 강약 조절로 극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많은 시청자를 울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은 곡이다.
정승환은 애절한 사랑에 더해 쓸쓸한 청춘들의 초상화를 음악으로 그려내기도 했다. 이지은, 이선균 주연의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OST Part 3의 '보통의 하루'(2018.04.05 발매)를 부르며 현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나의 아저씨'는 아픈 할머니와 힘들게 살아가는 이지안(이지은 분)과 또 다른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아저씨 박동훈(이선균)이 동행하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쓴 일기처럼 속마음을 털어놓는 가사가 뭉클한 곡이다. '나는 괜찮아'라며 평범하고 익숙한 말은 정승환의 담담한 목소리와 붙어 정말 보통의 하루를 그려낸다. '나의 아저씨'는 방영 당시에 현실을 직시하는 시선과 불안한 20대 청춘이 짊어진 무게와 아저씨의 연대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물들었다. 정승환의 목소리는 꾹꾹 눌러 적어낸 글씨처럼 한 글자씩 힘을 주어 단단한 곡이다.
30대의 현실적인 사랑을 그린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즌2'(2022)에서도 정승환의 목소리는 극을 이입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 '유미의 세포들'은 웹툰 원작으로 유미(김고은 분)의 사랑과 꿈 사이에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정승환이 부른 OST Part 7 'Belief'(2021.10.09 발매)는 헤어진 연인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가사가 주를 이룬다. 이미 시즌1에서 웅이(안보현 분)와 유미(김고은 분)는 사소한 이유로 균열이 생겨 서로 이별을 고했던 상황. 그리운 마음이 자리하지만 용기를 내지 않고 이별을 받아들인다.
'Belief'는 드라마의 상황과 반대되는 솔직한 연인들의 마음, 다가서지 않고 머뭇거리는 두 사람의 현실을 담아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오히려 차분하게 부르는 정승환의 목소리에 더 쓸쓸해지는 느낌이 드는 곡이다. '하필 라디오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던 시절에 나를 데려오면 웃다가도 숨고 싶고 돌리고 싶어'라며 과거를 회상하며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는 것도 이 노래의 포인트다.
지난 6월 4일 종영한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정승환은 OST Part 3 숨(2023.04.29 발매)을 부르기도 했다. '닥터 차정숙'은 가정을 돌보느라 의사의 꿈을 포기했던 차정숙(엄정화 분)의 사랑과 꿈을 다룬 드라마다. 정승환이 부른 '숨'은 이전까지와 달리 강한 자기주장을 하는 힘 있는 목소리가 특징이다. 버거운 현실에서 아직 어리숙한 모습이지만 나아가겠다는 가사와 함께 정승환의 뻗어나가는 목소리는 '닥터 차정숙'의 상황과 찰떡같이 들어맞는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서 눈앞이 흐릿하거나 다시 일어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곡이다.
많은 드라마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여낸 정승환은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사람들이 찾는 OST를 남겼다. 'Original Sound Track'이라는 뜻을 포함한 OST는 드라마나 영화를 풍성하게 해주는 삽입곡이다. 하지만 정승환의 목소리는 그 이상의 가능성을 포함해 위로와 공감이 된다. 비록 입대로 인해 잠시 대중들의 곁을 떠나지만, 추억하는 방법으로 그가 부른 OST를 들으면 어떨까. OST 외에도 정승환은 최근 전곡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한 새 싱글 '에필로그(EPILOGUE)’를 발매하기도 했다. 정승환의 곡들을 찾아 들으며 그의 빈자리를 채워보면 좋을 것 같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Copyr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온앤오프, 알비더블유(RBW) 첫 패밀리 콘서트 'Over the Rainbow' 마지막 라인업 합류 | 텐아시아
- 수안, 타이틀곡 'Twenty'로 솔로 데뷔…응원의 메시지 속 '몽환+신비' 보컬 기대 | 텐아시아
- ‘너드美 → 에너제틱’ NCT 드림 180도 달라졌다 | 텐아시아
- 엑소, 선공개곡 'Hear Me Out' 글로벌 차트 1위…성공적 컴백 예열 | 텐아시아
- 포레스텔라, 오늘(1일) 올해 첫 신곡 'White Night (백야)' 발매 | 텐아시아
- 엄지인, '아침마당' 자부심 "임영웅 배출→리처드 기어도 출연"('사당귀')
- '잠적' 정은채 자리 꿰찮다…김태리 vs 신예은, 새 왕자 탄생('정년이') | 텐아시아
- [종합] BTS 진, 270만 아미와 회포 제대로 풀었다…"행복하려면 아미가 행복해야 해요" | 텐아시아
- '33세' BTS 진 "나도 이제 삼땡, 30대 들어 체력 힘들어져"
- BTS 진 쇼케이스에 웬디 등장…라이브 듀엣으로 보여준 탄탄한 실력 [TEN이슈] | 텐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