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 내부 디자인' 탈피한 마세라티 그레칼레, 그래도 아쉽네[차알못시승기]
[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마세라티가 칼을 갈고 디지털과 최신식 내부 디자인을 장착한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데나를 내놨다. 7년만에 나온 신 모델로 마세라티의 차기 핵심 차종이다. 마세라티 첫 순수전기차인 '그레칼레 폴고레'도 그레칼레의 디자인 대부분을 계승할 예정이다. 시작 가격도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1억원 미만이다.
이곳 저곳에 동그란 원과 곡선이 많아 멀리서 보면 기대치보다 차가 작아보일 수 있으나,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크다'는 느낌이 든다. 후면 디자인은 르반떼와 거의 유사하다.
그레칼레의 하이라이트는 내부 디자인이다. 가운데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12.8인치로 키우고, 아우디나 현대차 그랜저처럼 공조장치만을 위한 8.8인치 크기의 터치 스크린을 따로 배치했다. 두 디스플레이는 휘어진 베젤을 통해 하나로 합쳐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곡선이 많으면 보통 양산 난이도가 높은 부품으로 분류되는데, 그레칼레의 디스플레이 역시 만들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깔끔하지만 현대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을 채택하기 위해 기어 변경 방식도 바뀌었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일자형 버튼식으로 변경됐는데, 미국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의 '피아노 건반식 기어'와 유사한 방식이다. 대부분 D 모드로 두고 주행하기 때문에 이를 쓸 일이 많지 않지만, 주차공간이 유독 좁아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를 반복해야 하는 우리나라 수도권 환경에선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그레칼레의 문을 내부에서 열 땐 버튼을 누르면서 쭉 밀면된다. 이 역시 향후 전기차와 디지털 DNA를 녹인 디자인으로 보인다.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등을 핸들 뒤 왼쪽 막대에 전부 모아놨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왼쪽 막대는 방향지시등, 오른쪽 막대는 와이퍼로 나눠놨다.
그레칼레에 디지털을 입히려는 노력이 많이 느껴졌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의 유행을 뒤늦게 따라가다보니 여러 허점이 많았다. 우선 1억원대의 초고가 차량이지만 가운데 디스플레이의 반응이 0.5초씩 느렸다. 심지어 후진시 뜨는 후방 카메라도 반박자씩 느려 꽤 거슬렸다.
티맵 오토가 내장돼있었지만 스텔란티스 컴패니언앱을 따로 설치해야 쓸 수 있었다. 어차피 스마트폰 연동 프로그램인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쓸모가 없는 기능이다.
그레칼레는 순수전기차가 나와야 그 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가 덜 돼 있어 겉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유독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만 디자인만큼은 이제 어떤 브랜드와 견주어도 될만큼 획기적으로 변했다. 또 포르쉐가 지나치게 많이 팔려 이젠 하차감을 예전만큼 느껴지기 어려운 지금, 도로에서 보기 힘들면서도 고급감을 원하는 고소득 소비자라면 마세라티 그레칼레 구매를 고려해봐도 좋다.
마세라티 그레칼레의 가격은 △GT 9900만원 △모데나 1억2100만원 △트로페오 1억3300만원이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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