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 앞 배송도 막은 아파트…도로 천막서 택배 가져가는 입주민들 택배기사들 "차량 주차장 높이에 맞추라고만…배송 시간 협상도 거절"
[바로 잡습니다] 7월2일 오전 9시13분 출고된 [르포+] 또 터진 분당 아파트 택배대란…"천막 사서 택배 지켜" 기사에서 해당 아파트의 행정구역은 성남시 분당구가 아닌 성남시 중원구여서 기사의 제목을 [르포+] 또 터진 성남시 중원구 아파트 택배대란…"천막 사서 택배 지켜"으로 바로잡습니다.독자 여러분에게 사과드립니다.
30일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앞 도로에 택배 상자들이 쌓여있다. 택배기사들은 분실 우려를 위해 천막을 사비로 구입해 택배 상자들을 지키고 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2시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모습입니다. JTBC 취재진과 만난 택배기사 A씨는 천막에서 택배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A씨가 택배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해당 아파트가 이달 1일부터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단지 내 지상 운행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A씨는 "비슷한 경우가 발생한 다른 아파트의 경우 정문 앞에 배송하면 입주민들이 찾아갔지만 이 아파트는 그것 마저 하지 못하게 펜스 등을 설치했다"며 "택배를 분실하면 기사 책임이지 않냐. 별 수 없이 이렇게 천막 5개 정도를 200만원 가량 사비로 구입해 기사들이 2시간씩 돌아가면서 택배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0일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도로 앞 택배상자들이 쌓여있는 천막에 입주민들이 택배를 찾으러 방문한 모습. 〈사진=이세현 기자〉
실제로 입주민들이 택배를 찾기 위해 천막을 방문하자 A씨를 포함한 기사들은 "몇호냐" "어떤 택배를 찾으러 왔냐" 등 질문을 한 뒤 바닥에 쌓인 택배를 찾아서 건네줬습니다.
현장에선 도로 위에 천막이 설치돼 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천막 설치로 도로 이용을 하지 못한다고 민원을 넣어 경찰이 출동하곤 하는데 이런 사정을 경찰들도 알고 있어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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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측 "입주민 보행안전 위해 택배차량은 지하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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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측은 입주민들의 보행 안전 등을 위해 해당 결정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택배차량의 지하주차장 통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통행로 높이는 2.1m입니다. 준공은 지난 2022년이지만 건설 허가는 지난 2018년 이전으로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지하주차장이 이같이 설계됐습니다.
30일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의 높이가 2.1m로 건설돼 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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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택배차,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 2.1m보다 높아 지하통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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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지하주차장에 들어가 구조를 확인해봤습니다. 지하주차장 천장 위에 배수관 등이 돌출형으로 설치돼 실제 천장 높이는 2.1m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대다수의 택배차량은 2.1m 보다 높이가 높아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50대 택배기사 B씨는 "아이들 등하교 때를 피한 일부 시간을 개방해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아파트 측이 거절했다. 무조건 지하주차장 높이 기준에 맞는 차량을 이용해 배송을 하라는 입장"이라고 했습니다.
B씨는 "아파트 정문 앞 배송을 하지 못하도록 해서 임시 방편으로 아직 개통하지 않은 아파트 도로에 택배를 놔두고 있지만 다음주 도로가 정식 개통하면 이렇게 도로에 택배를 두는 것마저도 쉽지 않다"며 "경찰 측에서 인근 파출소 부지로 옮길 것을 권유했는데 아파트와 멀어지면 멀어졌다고 또 민원이 들어올 건데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불편한 건 입주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70대 입주민 C씨는 "집까지 택배 배송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그냥 택배를 시키지 않는다. 필요한 생필품은 그냥 아파트 앞 마트에서 사오는 편이다. 매우 불편하다"고 전했습니다.
자택 배송을 위해 다른 방법이 없는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물었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원칙적으로 탑차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취재진은 '택배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니 정문 앞 배송을 하면 되냐'고 재차 묻자 "딱히 답이 없다. (택배가 분실되면) 책임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30일 JTBC 취재진이 찾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정문 앞. 택배기사들의 정문 배송을 막기 위해 아파트 측에서 펜스를 설치했다. 〈사진=이세현 기자〉
이에 앞서 지난 5월 취재진이 찾았던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도 현재까지 택배대란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파트와 택배기사 간 협의점을 찾지 못해 정문 앞 배송이 계속되는 등 갈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파트 못 들어가 도로가에"…수원서 또 터진 '택배대란' 5월 11일 오후 2시 13분 현장르포 기사)
국토부는 신축 아파트에서 택배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다며 관련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8년 이전에 건설 허가를 받은 아파트들은 이미 2.3m 이하로 지하주차장 건설 기준을 받아놔 이후 준공을 완료하면 다시 공사를 하는 등 쉽게 나설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택배대란 이슈가 계속되며 아파트와 택배기사 간 갈등이 잦아지고 있어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