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가 돌아왔다…맑은 눈의 광인 ‘귀공자’로 [MK★인터뷰]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7. 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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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가 돌아왔다.

김선호의 첫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감독 박훈정)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극 중 김선호는 의문의 추격자 귀공자 역을 맡았다. 슈트를 입고 깔끔하게, 맑은 눈의 광기를 보여주며 마르코를 잡기 위해 달린다.

김선호가 영화 ‘귀공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스튜디오앤뉴
특히 그는 연극무대에서 내공을 쌓고, 드라마 ‘김과장’ ‘최강배달꾼’ ‘유령을 잡아라’ ‘백일의 낭군님’ ‘스타트업’에 출연하며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올렸다. 특히 예능 ‘1박 2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스타덤에 올랐다. 김선호는 ‘귀공자’를 통해 그동안 젠틀한 이미지를 벗고 등장, 색다른 액션 쾌감을 안겨줬다.

Q. ‘귀공자’로 스크린 데뷔했다. 영화만의 매력을 느꼈을 것 같다.

“영화만의 매력이라면 기술적으로 다른 게 없지만,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것은 많으면 3~4신을 찍었다. 한 장면을 찍는 데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요새 드라마 환경도 좋지만, 하루에 많은 분량을 촬영해야 한다. 회차가 많아서. 주어진 기회가 많지 않다. 연기가 좋으면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영화는 ‘한 번 더 가보자’라는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영화를 하고 느낀 점은 반복적인 연기를 하고 디테일하게 찾아가다 보니까 ‘내가 연기가 늘었을까?’ 기대되는 현장이었다.”

Q. 시사회에서 연기를 본 후 늘었다고 느꼈는지 궁금하다.

“영화 시사회 때 처음 봤다. 얼굴이 크게 나와서 멀리서 봤는데, 영어를 하는 장면을 보고 기억이 나지 않더라. 마지막 액션신이 기억나고. 중간에는 태주, 강우 선배 연기만 기억이 난다. 그날 무대 인사도 이야기해야 했는데 뚝딱거리느라고. 아마.. 늘지 않았을 거다. 조금씩 변하겠죠. 연기가 늘었다는 건 보시는 분이 판단해주지 않을까 싶다.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Q. 마르코에게 영국식, 미국식 억양을 소개하는 장면이 있었다. 노력을 엄청했을 것 같은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영어 연습을 작품 참여 두 달 전부터 했다. 영국식 발음으로 하라는 지문도 없었다.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위트있는 캐릭터니까, 어떻게 하다 보니까 나왔다. 예를 들면 ‘킹스맨’처럼 성대모사라도. 사실 영국식 발음이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 과장되는 느낌으로 했다. 그 자리에서 결정하고 ‘그걸 해볼래?’ 해서 해본다고 했다. 큰 화면으로 내 모습을 본다는 건 처음 연기를 연습할 때 보는 거보다 힘들더라. 강우선배가 ‘나도 다음 작품에서 (영어) 했잖아’ 하면서 어깨를 잡아주면서 위로해줬다.”

Q. 감독님이 ‘깔끔한 미친놈’으로 주문을 했다고 하더라.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애초에 ‘깔끔한 미친놈’의 키워드를 가지고 갔다. 대본을 받고 인물을 구축할 때 레퍼런스를 준게 ‘시계태엽 오렌지’였다. 선악 구분 없이 나쁜 짓을 한다. 소름 돋는 웃음이라던지, 생각보다 본인들을 더럽히지 않는다. 그런 모습들을 감독님은 되게 원하셨던 것 같다. 배우로서 왜 깔끔해야 하는지 생각했고, 감독님께 서사를 여쭤봤다. 결핍이 있는 인물이 깔끔해지기 위해서, 마르코와 같은 보육원 출신이고 어렸을 때부터 킬러로 자랐다. 아픈 게 싫어서 더 빨리 사람을 때린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부모한테 보살핌 받지 못한 결핍이나 킬러인 걸 숨기고 싶어 외형적으로 집착하자고 했다. 처음에 대본 볼 때는 이해가 안갔다. ‘이렇게 광적으로 집착해요? 킬러인데 이렇게 엄살이 심해요?’ 했다. 깔끔한 미친놈은 감독님의 계획에 있었고, 나는 연기를 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이유를 만들었다.”

김선호가 영화 ‘귀공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스튜디오앤뉴
Q. 양복과 구두를 신고 터널을 뛰는 장면 등 액션이 눈에 띄었다. 조교 출신이어서 총기 액션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액션을 할 때 고충보다 정장이어서 좋았던 것은 추운 겨울에 껴입을 수 있어서 좋았고. 달릴 때 바지가 한 번 찢어지긴 했다. 정장이나 그런 걸 입다 보니까 제약이 많았는데 오히려 재미있었다. 마르코를 압박하는데 ‘깔끔하게 달리기를 한다?’ 그러면 또라이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지문에 이런게 있었다. ‘터널에 가서 쫓고 있는 귀공자가 마르코가 돌아볼 때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다’라고 적혀있었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뛰다가 웃어도 보고 힘들어 보고도 했다. 그중에 감독님이 선택해서 쓰신 것 같다. 조교였던 도움이 된 것은 실탄의 소리가 큰 걸 알아서 도움이 됐다. 권총은 써본 적이 없어서 리딩 때 실총과 무게와 같은 걸 만지면서 연기했다. 이런 생각도 했다. 강우 선배님이 장총을 쏘는데 멋있다. 내가 조교였으면 장총을 더 잘 다루지 않을까 싶었다. 아니었다. 총의 무게가 무겁고, 오랜 시간 대사를 하면서 조절하는 게, 권총의 행복감을 다시 느꼈다. 준비할 기간이 충분했다. 액션 팀이랑 가이드를 보면서 연습했다.”

Q. 깔끔한 헤어스타일을 ‘귀공자’를 어떻게 잡고자 했나.

“대본을 봤을 때 모든 게 있었다. 제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던 것 같다. 감독님이 레퍼런스를 보여주셨다. ‘피키 블라인더스를 봐봐’ 해보셨다. 헌팅캡을 준비까지 했었다. 헌팅캡을 쓰는 것도, 올백도 고민을 해봤다. 많은 대화 끝에 나온 거다. 부츠도 준비를 했었다. 내가 신은 게 완전히 구두가 아니라 안에 가려져서 그렇지 부츠였다. 두 켤레가 있었어서 바꿔가면서 이미지를 그렸다. 깔끔한 모습은 결핍에서 상징하고, ‘비가 온다고 안 따라간다고? 또라이 같은데’를 원한 것 같다. 강도는 계속 작업하면서 이야기했다.”

Q. 귀공자는 콜라를 계속 마신다. 캐릭터를 위해 추가한 부분인지 궁금하다.

“콜라는 원래 대본에 있었다. ‘참 맛있게도 쪽쪽 먹는다’고 지문에 있었다. ‘어떻게 맛있게 먹지?’ 싶었는데 감독님이 뭘 마셔도 빨대로 마셔도 맛있게 드신다. 입맛까지 다시면서 맛있게 드셔서 ‘그걸 따라해볼까?’ 했다. 귀공자가 어쨌든 감독님의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나온거지 않나, 레퍼런스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맛있게 먹고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귀공자의 그게 악행인지 선행인지 모르고 재미로 즐기나 하는 걸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 생각해서 콜라를 더 맛있게 마셨던 것 같다.”

Q. 김강우 배우와 부딪히는 관계였다. 호흡을 맞춘 소감은?

“일단 강우 선배 멋있고 좋은 선배다. 사실은 어떤 유명한 여배우에게 ‘학교에서 누가 제일 연기를 잘했어?’라고 했을 때 ‘‘그때 연습실에 들어갔는데 강우 선배님이 잘하는 것 같았어. 학생인 내가 봐도’라고 답했다. 그걸 강우 선배한테 말했더니 아시더라. 제주도에서 촬영을 할 때 시간이 많아서 본인이 분량이 아니어도 와서 수다떨고 그랬다. 진지한테 재미있는 걸 아는 것 같다. 감히 말하자면 잘하신다. ‘지그재그로 뛰어’라고 하는데 진지한데 재밌더라. 스태프들도 빵터졌다. 이미 존경심이 커진 상태였고, 저와 잘 맞는다가 아니라 워낙 잘하시는 분이어서 어깨 넘어 보는 게 좋았다. 슛 들어가기 전에 시간을 가지고 몰입해서 들어간다. 그게 멋있어서 ‘나도 나중에 해볼까?’ 싶었다. 더 좋아지게 된 것 같다. ‘귀공자’ 찍은 스태프라면 다 좋아할 거고, 감독님도 그러실 것 같다. 감독님도 ‘김강우의 재발견’이라고 본인이 말할 정도로 대본 이상을 소화하셨다고 이야기하셨다.”

김선호가 영화 ‘귀공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스튜디오앤뉴
Q. ‘슬픈 열대’라는 제목에서 ‘귀공자’로 제목이 변경됐다. ‘귀공자’ 역인 만큼 부담감도 컸을 것 같다.

“제 역할이 귀공자라서 만감이 교차했다. 수많은 귀공자 선배들이 있었는데 비교를 하실 것 같고, 전작 ‘마녀’의 귀공자가 떠오를 수도 있고. 무게감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모두 분량이 같으니까 ‘슬픈 열대’를 살아가는 일원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 관객은 태주를, 누군가는 한이사를 따라갈 것 같았고, 누군가는 귀공자를 따라갈 것 같다. 그래도 감사했다. ‘귀공자’의 귀공자니까. 사실 영화를 봐야 알겠지만 모르겠다. 어떤 게 좋았다고 말하는 게 부담감이 컸고. ‘슬픈 열대’도 ‘귀공자’도 저는 다 좋았다.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가 아니어서 감독님의 의견을 따르는 게 다다.”

Q. 팬미팅 투어를 하면서 오랜만에 팬들과 만났다.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팬이 있다는 건 배우한테 너무 고마운 일이지 않나. 배우로 바로 설 수 있는 것은 봐줄 사람이 없으면 연기를 열심히 해도 불행한 일인 것 같다. 국내 팬들이 응원해주고 기다려주는 것도 고마운 일인데, 저는 사실 해외팬이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한두 분 아시겠지 싶었는데 태국을 돌아다니는데 직원분이 ‘홍반장’이라고 하더라. ‘한국분이야?’ 했는데 한 분이 아니었다. 면세점에서도 ‘홍반장’ 그러더라. 감독님이 ‘인기가 그렇게까지 없다고 하지 않았어?’라고 했다. 감독님이 ‘신기하다 이런 경험 처음이다’라고 했다. 저도 신기했다.. 팬미팅을 다니면서 노래를 못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쪽 말을 배우고 해도 한계가 있으니까. 근데 진심을 담기가 부끄러운 노래 실력이다(웃음). 팬들을 보면 제가 힐링하고 온다. 연기를 감사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팬미팅 두려움도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괜찮구나’ 싶었다.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Q. 젠틀한 이미지에서 맑은 눈의 광인으로 변신했다. 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다행인 건 제 팬이 되신 분들도 그런 모습도 좋아해주신 것 같다. 제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방송에 노출된 배우고 어떤 이미지로 알려진 배우인데 완전한 연기 변신보다 위트있고 정극 느와르보다 변칙이 있고 의외성이 있으니까 좀 더 저로서 출발하는 모습이 있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행이다’ 싶었다.”

Q. 실제 김선호와 미친 광인과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사람에게 다 다양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끌어내는 것은 배우의 몫인 것 같다. 거짓이 아닌 진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천재적인 배우가 있다면 혼자 할 수 있지만 저는 확인이 필요했다.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저는 이만큼 연기를 합니다’, ‘감독님 저를 봐주세요’ ‘체크해주세요’라고 한다. 계속 그런 식으로 구축을 한 것 같다. 겁도 많고. 감독님이 바쁘면 동네 친구들을 불러서 했다.”

김선호 인터뷰. 사진=스튜디오앤뉴
Q. 최근 사진전을 준비해서 팬분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저 혼자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회사 회의 끝에 만들어졌다. 저를 찍는 사진, 제가 찍는 사진을 통해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었다. ‘괜찮을까?’ 안 좋아하시면 어떻지 싶었다. 전시를 하는 사례를 보면서 고민했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멋지게 꾸며주셨다. 저를 돌이켜보면서 울컥하기도 했다. 표현이 됐는지 모르겠다. 못 오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머니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

Q. 차기작인 ‘폭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폭군’은 제 분량 촬영이 다 끝났다. ‘귀공자’가 동적이면 ‘폭군’은 정적이다. 난장판 가운데 단 한 번의 액션도 하지 않는 캐릭터다. 다른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워낙에 소개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느와르적인 면도 강한 것 같다. 다른 모습이니까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드라마 ‘망내인’ 리딩 과정에 있다. 인물을 구축하고 있고 아직도 모르지만 앞으로 잘 해내볼테니까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기도 궁금하다.

“해보고 싶은 역할은 ‘폭군’을 찍고 느낀 게 가끔 벽에 부딪힐 때가 있더라. 해보고 싶은 역할보다 내가 예전에 한 캐릭터를 하면 어떤 선택을 할까 싶다. 영화를 하고 배운 게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달라지는 부분이 많더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소소한 일상을 그리면 지금은 다르겠지 싶다. 궁금증이 생겼다.”

MK스포츠 김나영 knyy1@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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