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하품을? 운전 그만하세요"…'산재' 막는 AI
지게차 센서·스마트 바디캠 등 IoT 기반 장비로 안전관리 효율화
[경주=뉴시스]윤현성 기자 = "후진합니다. 비켜주세요.", "졸음 운전을 하지 마세요.", "운전 중 통화하지 마세요."
지난 29일 기자가 찾아간 경북 경주 의료폐기물 처리장 '에코비트에너지 경주'. 이 사업장엔 AI 기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도입된 곳이다. 의료폐기물 운반처리장, 소각장, 고소작업장으로 이뤄진 이곳 처리장은 전국 병원에서 운송된 대량의 의료 폐기물들이 처리된다.
이곳 현장에서 수많은 지게차들이 오가고 있었는데, 이들에 다가가자 '삐빅' 하는 알람 소리와 함께 경고 메시지가 자동으로 나왔다. 지게차와는 가볍게 부딪혀도 골절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전후방에 카메라가 장착돼 가까이 오는 사람들을 인식하고 있었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IoT 스마트 시스템으로 관리 효율 높인다
LG유플러스의 안전관리 솔루션은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안전장구가 핵심이다. 이 장구들은 지난해 1월부터 LG유플러스와 현대엘리베이터가 공동 개발한 기업용(B2B) 솔루션이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작업현장을 보유한 에코비트와 협업해 초기 판로를 개척하고, 스마트 안전장구가 엘리베이터 설치현장 외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범용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에코비트가 LG유플러스의 안전관리 솔루션을 도입한 것은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안전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현장이 높은 곳에서 일하는 고소 작업인 경우가 많고, 소각·운송·발전 등 작업 종류도 다양해 보다 효율적인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컸다.
이에 에코비트는 고소작업 안전관리를 비롯해 지게차와 충돌사고 예방, 1인 순찰자의 비상 대응 및 본사와의 소통 강화, 운전자 안전관리를 중대사고 방지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시스템으로 분류했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니즈에 맞춰 영상안전 지게차 충돌방지 솔루션, 스마트 바디캠 등 6종의 AI 기반 영상안전 솔루션을 제공했다.
지게차 센서가 성인·아동 모두 감지해 알람…졸음 운전 시에도 경고 알람
LGU+ "先제작이 아니라 고객 의견 들은 후 서비스 제공…산업현장 관계자 니즈 모두 충족"
LG유플러스가 에코비트에 제공한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영상안전 지게차 충돌방지 솔루션은 차량 앞뒤에 센서와 카메라를 부착하는 형태다. 센서가 반경 10m 이내에 사람과 같은 객체를 검지하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전진(후진)합니다. 비켜주세요"와 같은 알람을 제공한다.
기존의 많은 상품들은 사람의 형체 전체가 파악돼야 알람이 울렸으나, LG유플러스의 솔루션은 하반신(다리)만 확인되면 알람이 울려 성인, 아동을 모두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다. 물건이 높이 실리면 피사체가 가려지는 지게차의 특성을 반영했다.
영상안전 운전자 행동분석 솔루션은 실제 운송작업자들에게 가장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기능 중 하나다. 에코비트에너지 경주는 의료 폐기물을 운반하는 장거리 운전 업무가 많다. 이에 차량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솔루션 기기가 AI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표정·행동을 실시간 분석해 안전 운전을 도와준다.
예컨대 운전자가 5분 내 하품을 3번 이상 한다거나, 집중력이 저하된 표정을 띈다거나, 전화통화를 한다거나, 흡연을 하는 등의 행동을 AI가 포착해 "운전 중 통화 하지마세요", "졸음 운전을 하지 마세요"와 같은 알람을 울리는 식이다. 해당 솔루션은 별도의 전원 버튼이 없어 차량 시동 자체를 끄지 않는 한 운전자가 자의적으로 솔루션을 끄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스스로 컨디션 관리와 안전 관리를 예방할 수 있게 하고, 안전 운전을 습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AI의 성능을 향후 운전자와 대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스마트 바디캠은 작업 현장 영상을 관제실에 실시간에 공유해준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문제 발생 시 작업자가 직접 관제실에 전화를 걸고 상황을 설명해야 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상황이 왜곡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바디캠을 이용하면 관제실에서 직접 육안으로 상황을 살피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바디캠에는 GPS와 SOS 기능까지 내장됐다. 만약 1인 작업자가 작업 중 사고를 당해 SOS 버튼을 누르게 되면 곧바로 본사 관제실로 영상이 송출돼 영상의 움직임이나 각도(쓰러짐) 등을 확인함으로써 작업자의 상황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안전장구는 작업자의 편의성 극대화에 초점을 뒀다. LG유플러스는 150여명의 현대엘리베이터 현장 작업자를 대상으로 현장 실증 및 의견 청취를 거쳐 스마트 안전장구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에 턱끈 형태의 스마트 안전모 센서는 20g 내외의 가벼운 무게와 함께 튼튼한 내구성을 갖췄고 배터리 교체 주기는 60일 내외다. 스마트 안전고리 센서도 잦은 충전이 어려운 작업 환경을 고려해 배터리 교체 주기를 270일로 확대했다. 또한 스마트 안전고리는 작업자가 기존에 보유한 안전용품에 손쉽게 탈부착할 수 있어 범용성도 높다.
LG유플러스는 에코비트에너지 경주에 시범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에너지BU 11개 소각사업장 전체에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와 에코비트는 에너지BU의 11개 사업장을 시작으로 향후 수처리 사업을 진행하는 워터BU, 매립사업을 진행하는 그린BU에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에코비트 뿐만 아니라 중장비 설비 사업장, 고소 작업이 많는 건설현장 등으로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스마트 안전 솔루션의 기본 콘셉트가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먼저 만든 걸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고객 인터뷰 및 실사용 사례를 기반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새로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의 작업자, 관리자, 경영자의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포부다.
전승훈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상무)은 "LG유플러스의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이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를 보여주신 에코비트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솔루션 고도화를 통해 산업 현장에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자를 위한 가치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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