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피의자 아닌 피해자 중심 재판으로 변화 필요"

대검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 주제로 아카데미 개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검찰이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3.03.2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검찰이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검은 지난 30일 본청 별관에서 '범죄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라는 주제로 형사법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형사법 교수와 법학전문대학원생, 변호사, 검찰 구성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송강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환영사에서 "우리의 형사절차는 검사와 피고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조로 피해자는 주로 법정의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는 주변인으로만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며 "범죄 피해자에게 정의는 형사절차에서 목소리가 존중되고 주된 결정 내용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며 "피해자가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으로서 형사절차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강석철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독일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은 범죄 피해자에게 재판출석권을 비롯해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권, 피고인과 증인에 대한 질문권, 이의제기권, 의견진술권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직접 증거를 신청하거나 상소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안성훈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소개한 일본은 지난 2008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살인과 성폭행, 상해 등 특정 범죄에 피해자 참가제도를 도입했다. 증인 신문과 함께 피고인에 대한 질문이 가능하다.

김혁 부경대 교수는 피해자 중심적인 사고 전환을 통해 형사절차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고발인 이의신청 제도 개선 ▲형사조정 결과에 대한 집행력 확보 ▲피해자변호사 제도 확대 ▲형사재판에서 일본의 피해자 참가인 수준의 준당사자 지위 부여 등을 제안했다.

대검은 이에 발맞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권이 보장될 방안을 마련해 오는 3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우선 살인과 강도, 성범죄 등 중대 범죄의 경우, 필수적으로 대면·유선·문자메시지 등으로 피해자에게 진술권을 설명하고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공소 제기 시 피해자와 그 대리인에게 재판절차 진술권을 안내하고 사건결정결과 통지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한다.

공판 단계에서는 피해자에게 '피해자 의견 진술서'를 받아 진술권 행사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피해자 의견 진술서'는 심리적·신체적·사회관계적·경제적 피해부터 2차 피해까지 진술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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