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대상 범죄 잇따르는데…낙태죄 폐지 4년째 '입법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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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생 신고가 안 된 영아가 살해·유기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헌법불합치 판결로 폐지된 지 4년이 넘도록 답보 상태인 '낙태죄'에 대한 논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치 않는 임신을 했거나 여건상 육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부모들이 자녀를 해치는 비극적인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를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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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낙태약' 온라인 불법 유통도…"국회, 보완 입법 서둘러야"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최근 출생 신고가 안 된 영아가 살해·유기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헌법불합치 판결로 폐지된 지 4년이 넘도록 답보 상태인 '낙태죄'에 대한 논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치 않는 임신을 했거나 여건상 육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부모들이 자녀를 해치는 비극적인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를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 처벌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여성의 낙태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269조와 의사의 낙태에 대한 처벌 규정인 형법 270조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1953년 제정된 낙태죄 규정은 66년 만에 효력을 잃게 됐다.
헌재는 그러면서 국회에 2020년 말까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한 법 개정(대체입법)을 할 것을 요청했다.
문제는 현재까지도 국회에서 대체입법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낙태 허용 기준을 두고 임신 14주, 임신 24주, 전면 허용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으나 지금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법원은 일단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낙태죄 관련 판결에서 속속 무죄를 선고하고 있으나, 새로운 법적 기준점이 없어 의료체계의 제도적 공백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임신중절을 하고자 하는 여성은 수술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해야 하는 실정이며, 병원이 수술을 거부해도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임신중절 수술에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병원마다 각기 다른 수술비를 제시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먹는 낙태약'도 관련 법·제도 부재로 국내에선 유통 자체가 불법이라 온라인을 통해 음지에서 낙태약을 구매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못한 채 방치되던 중 감사원의 복지부 감사 과정에서 영아를 대상으로 한 끔찍한 범죄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세간에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준비되지 않은 임신·출산에 따른 영아 대상 범죄를 줄이고,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의 자기 결정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입법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특히 10~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의 산모들에 의한 영아 대상 범죄는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저히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이 들면, 산모가 안전하게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의 헌법불합치 이후 수 년이 지나도록 관련 논의가 제자리인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에 따른 보완 입법에 나서고, 관련 논의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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