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일침] 역대급 장마 온다는데···빗길에 '미끌'하면 척추건강 '와르르'
빗물에 미끄러지면 급성 요추염좌 나타나기 쉬워
디스크 손상되면 허리디스크·하반신 마비 이어질수도
극심한 통증엔 동작침법 고려···근육·인대 긴장 완화 도와
#슈퍼 엘리뇨 현상으로 역대급 장마가 온다는 예보에 김 대리(28)는 이번 여름이 두렵기만 하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작년 여름, 혼잡한 인파를 뚫고 출근하던 도중 지하철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디스크로 제법 오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당시 인파에 휩쓸리듯 계단을 내려가다 순간적으로 빗물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크게 찧고 말았다. 그나마 앞으로 구르지 않은 건 다행이었지만, 이내 극심한 요통이 뒤따라와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일상 복귀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김 대리는 올 여름 만큼은 비슷한 사고를 겪지 않도록 각별히 안전에 주의하리라 다짐한다.
지난주 제주도에 200mm가 넘는 비와 함께 호우 특보가 확대되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장마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장마철 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 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민들도 각종 장마용품을 구매하고 날씨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어느 때보다 장마철 대비에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장마를 대비한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00% 이상 폭등했다. 제습제, 건조기 등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기능과 패션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레인부츠를 찾는 직장인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레인부츠를 신었더라도 폭우 속 출퇴근길엔 낙상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지하철의 혼잡도가 20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은 언제나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따라서 빗물로 미끄러워진 바닥에서 인파에 떠밀려 미끄러지거나 우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커다란 외부 충격이 요추 부위 근육과 인대에 가해지면서 ‘급성 요추염좌’가 나타나기 쉽다. 인대와 근육이 손상돼 나타나는 급성 요추염좌는 대부분 냉찜질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회복된다. 다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손상 부위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낙상 사고를 당했을 때 갑작스러운 압박으로 인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을 입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파열되거나 제자리를 벗어난 디스크가 주변 신경을 자극하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할 뿐 아니라 하반신 마비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척추질환을 치료한다. 척추와 신체를 올바르게 교정하는 추나요법은 근육과 인대, 뼈를 밀고 당기며 신체의 부정렬을 교정해 통증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척추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신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고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완화한다. 여기에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뼈와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만약 급성 요추염좌나 허리디스크로 인해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면 동작침법(MSAT)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동작침법은 통증 부위를 비롯한 통증에 유효한 경혈에 침을 놓은 뒤 한의사의 도움을 받아 능동적·수동적 움직임을 만들어 통증을 제어하는 응급 침술이다. 이는 경직된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통증과 기능 개선에 탁월하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PAIN)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급성 요통으로 동작침법을 받은 환자들은 30분 후 통증이 약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통주사제를 투여한 환자들의 경우 30분 이후 통증 감소 폭이 8.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빠른 통증 감소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질병관리청의 ‘2020 퇴원손상통계’에 따르면 손상 입원 환자 약 100만 명 중 추락 및 낙상 환자가 43.9%로 가장 많았다. 그 중 척추 손상이 1위를 기록했다. 폭우가 내리는 날엔 실내외 바닥이 빗물로 인해 미끄러워지므로 낙상 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야 확보도 어려워 지다보니 종종 더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계단을 이용할 땐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변을 천천히 잘 살피며 낙상 예방에 힘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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