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한 조코비치, 메이저 24승·윔블던 5연패 도전장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도 이어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만 3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또 한 번의 역사 창조에 도전한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은 3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잔디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은 올해 총 상금 규모가 4470만 파운드(약 724억원)로 정해졌다. 남녀 단식 우승자는 235만 파운드(38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역시 조코비치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그는 윔블던 정상에 서면 각종 대기록을 써낸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연속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조코비치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래 역대 3번째 윔블던 남자 단식 5연패를 노린다. 윔블던 남자 단식 5연패를 이룬 것은 현재까지 비외른 보리(스웨덴·1976~1980년), 로저 페더러(스위스·2003~2007년) 뿐이다.
아직 조코비치가 단일 메이저대회에서 5연패를 달성한 적은 없다. 이번이 우승하면 처음이 된다.
2011년, 2014~2015년에도 윔블던을 제패한 조코비치는 올해도 정상에 서면 개인 통산 8번째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수집, 은퇴한 페더러가 보유한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올해 만 36세인 조코비치는 2017년 페더러가 만 35세의 나이에 세운 윔블던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도 새로 쓴다.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조코비치는 이미 통산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를 23회로 늘려 라파엘 나달(스페인·22회)을 제치고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했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가운데 조코비치는 윔블던을 제패하면 격차를 더 늘릴 수 있다.
또 한 해 4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모두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역대 남자 단식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은 1937년의 돈 버지(미국)와 1962년, 1969년 두 차례 이를 달성한 로드 레이버(호주) 뿐이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우승하면 개인 통산 4번째로 한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를 우승하게 된다. 이는 남자 단식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조코비치를 막아설 후보로 첫 손에 꼽히는 것이 현재 세계랭킹 1위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인 마이애미오픈, 마드리드오픈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빅3의 뒤를 이을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마드리드오픈에서는 나달과 조코비치를 연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역대 최연소로 연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알카라스는 올해에도 두 차례 마스터스 1000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BNP 파리바오픈, 마드리드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군 알카라스는 잔디코트에서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잔디코트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급 이상 대회 경기를 펼친 것이 개인 통산 11차례 뿐이다.
뮘블던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1년에는 2회전에서 탈락했고, 지난해에도 16강에서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올해 윔블던에 앞서 출전한 ATP 투어 신치 챔피언십에서 개인 통산 첫 잔디코트 대회 우승을 일구며 기대를 키웠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와의 상대전적에서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있지만,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는 패배했다.
올해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와 알카라스의 대결이 성사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남자 테니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알카라스가 경기 도중 근육 경련을 일으키면서 경기는 조코비치의 3-1(6-3 5-7 6-1 6-1)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이번 대회에서 알카라스와 조코비치는 각각 1, 2번 시드를 받았다. 둘 모두 지지 않는다면 결승에서 대결한다.
여자 단식에서는 엘레나 리바키나(3위·카자흐스탄)의 2연패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가 2015~2016년 연달아 우승한 이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강서버인 리바키나는 잔디코트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최근 프랑스오픈 도중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기권한 후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여자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시비옹테크는 2020년, 2022~2023년 프랑스오픈과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자 테니스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잔디코트에서 유독 약한 모습이다. 시비옹테크의 윔블던 개인 최고 성적은 2021년 16강이다. 지난해에는 3회전에서 짐을 쌌다.
올해 윔블던 단식 본선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남자 단식의 정현과 홍성찬(세종시청), 여자 단식의 한나래(부천시청), 장수정(대구시청)이 예선에 출전했으나 모두 탈락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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