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님, 대책 좀"…中 반환되는 판다 '푸바오' 소식에 [이슈+]

김세린 2023. 7. 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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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 중국 정부에 있어…규정 따라야"
SNS 연일 화제…반환 아쉬움 목소리 잇따라
에버랜드 "반환 계획 구체화되지 않아"
대나무를 입에 가져다 대는 푸바오. /사진=뉴스1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국내 유일 '아기 판다' 푸바오가 중국 정부의 규정에 따라 곧 반환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사람들의 관심이 끊이질 않고 있다.

푸바오는 동그랗고 큰 귀와 귀여운 외모, 장난기 넘치는 성격을 가진 자이언트 판다다. 2020년 7월 20일 서울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자연 임신으로 태어나 올해, 만 2세가 됐다. 푸바오의 부모는 2012년생 러바오(수컷)와 2013년생 아이바오(암컷)로, 이들은 2014년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이후 2016년 에버랜드 '개장 40주년'을 기념해 국내로 반입됐다.

사육사의 팔짱을 끼는 모습에 SNS에서 큰 화제가 된 푸바오. /사진=애버랜드 제공

'국내 1호 아기 판다' 타이틀을 가진 푸바오는 성장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꾸준히 연재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푸공주', '푸뚠뚠'에 이어 출생과 성장 과정 모두 한국에서 이뤄졌다는 의미를 담아 '용인 푸씨'라는 별칭도 생겨났다. 푸바오가 그의 '할부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리는 듯한 모습의 '판다 할배와 팔짱 데이트' 영상은 2021년 6월 유튜브에 게시된 이후 지금까지 누적 조회수 약 1771만회를 기록했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의 뜻에 맞게 귀여운 외모와 앙증맞은 행동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키워드분석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지난 29일까지 푸바오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5.49% 급증했다. 강 사육사는 "요즘 '푸바오 멍'을 때리면서 일주일에 5~6일을 기거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어떤 분들은 불면증, 우울증 치료를 받았는데 푸바오로 힐링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2021년 첫 생일을 맞은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푸바오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발걸음을 에버랜드에 돌리는 데 성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지난달 마지막 주 판다월드 하루평균 방문객 수는 약 7000명으로, 근로자의날과 어린이날 등 휴일이 있던 첫째 주 하루평균 방문객 수보다 2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푸바오를 보기 위해선 1시간~1시간 30분 넘게 긴 대기 줄 서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관계자는 "요즘 푸바오를 재미있고 귀여운 생명체로 보시고 빠져있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안방에서 나오지 못했던 분들이 랜선으로 푸바오를 접하면서 팬이 됐고, 그분들이 이제 밖으로 나오시면서 에버랜드에 사람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푸바오의 첫돌을 기념해 출간된 포토에세이. /사진=애버랜드 제공

푸바오와 관련된 판다 굿즈도 인기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에 따르면 2021년 4월 출시된 카카오톡 '푸바오는 한 살' 이모티콘은 출시 2년 2개월여만에 국내 이모티콘 인기순위 16위에 올랐으며, 지난달과 이달 에버랜드 내 판다 관련 굿즈 판매량이 직전 두 달 대비 약 60% 늘었다. 2021년 7월 푸바오의 첫 생일을 맞아 출간된 포토 에세이 '아기 판다 푸바오' 도서도 최근 두 달간 1만5000부 이상이 팔렸다. 지난 19일 에버랜드가 당근마켓과 손잡고 '푸바오 일일 매니저를 체험' 행사를 연 것도 이목을 끌었다. 행사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푸바오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라면 회사도 그만두겠다", "푸바오 매니저 알바라면 평생 알바만 할 수 있다", "경쟁률 엄청날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관심을 가졌다.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인기가 고공 행진한 것과 관련, 지난달 24일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강 사육사가 출연해 푸바오가 내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 방송에서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성 성숙 시기를 맞는 내년에 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라며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물이 행복한 것은 다르므로 동물의 편에서 먼저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워싱턴 조약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의 모든 판다를 자국 소유로 하고 해외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푸바오 역시 한국 출생이지만 소유권은 중국 정부에 있어 만 4세쯤 되는 성체가 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꽃 앞에 다가선 푸바오. /사진=뉴스1

이르면 다음 달부터 푸바오의 중국 반환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푸바오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국내 팬들의 목소리도 쏟아지는 상황. 이들은 "이재용 회장이 나서서 대책 좀 세워 주면 안 되냐", "한국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 굳이 가야 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푸바오의 중국 반환 계획에 대해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아직은 논의만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며 "나라마다 중국과 판다에 관해 맺는 협약 조건은 같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푸바오가 사육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은) 푸바오가 건강하게 성장해 많은 사람과 호흡하고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에버랜드 측은 관람객들이 몰리는 상황에서 큰 소리를 내거나 떠들면 푸바오가 불안해서 자꾸 숨으려 하거나 내실로 들어가려고 문 앞에 붙어있는 경우도 생기다 보니, 이 같은 행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판다는 청각이 발달한 동물이라 어린이가 울거나 소리를 지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예민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2016년 개장한 에버랜드 판다월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다를 접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다.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 푸바오 등 3마리의 판다 가족이 생활하고 있으나, 현재 아이바오는 임신과 상상 임신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로 파악돼 내실에만 마무르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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