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가 '갑' 아냐" 피프티 피프티 사태, 구조적 이유 있다?[초점S]

공미나 기자 2023. 7. 2.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피프티 피프티. 제공|어트랙트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히트곡 '큐피드'(Cupid)로 '중소의 기적'을 쓴 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속계약 분쟁에 휩싸였다.

피프티 피프티를 둘러싼 분쟁은 지난 23일 처음 수면 위로 드러났다. 어트랙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피프티 피프티에게 접근해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되고 있다"밝혔다. 이후 어트랙트는 콘텐츠 기업 더기버스 대표이자 '큐피드'를 프로듀싱했던 안성일 프로듀서 등 3명을 상대로 업무 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며 이들을 배후 세력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28일 피프티 피프티 네 멤버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히며 "이번 가처분 신청은 어트랙트가 계약을 위반하고 신뢰관계 파괴를 야기한 데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명하지 못한 정산 등을 계약 위반 사유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더기버스도 법률대리인을 통해 29일 "당사는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간의 법적 공방에 어떠한 개입도 한 사실이 없다"고 외부세력 의혹을 반박했다.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례를 통해 가수와 소속사의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됐다. 데뷔 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신인이, 심지어 소속사의 지원 속에 히트곡을 내놓고도 문제를 제기하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나선 이번 사태에 업계의 관심은 특히 높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이남경 사무국장은 "소속사와 악의적으로 계약 해지를 이끌어내려 하는 세력, 일명 '브로커'가 업계에 있다"며 공공연하게 언급되는 '제3세력'의 존재를 언급했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해 생겨나는 데 대해 제도적 미흡함을 원인으로 들었다. 이남경 사무국장은 "표준전속계약서가 기획사에 대부분 책임을 전가하는 형태다. 연예인의 책임 문제를 축소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며 "표준전속계약서는 기획사를 갑으로, 연예인을 을로 본다. 이걸 중간에 악용하겠다고 접근하는 걸 처단할 수 있는 방안이 부족하다. 악의적인 사람들이 표준전속계약서 맹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악의적인 목적으로 계약을 흔든고 한들, 전속계약에 강력한 결속력, 처벌 조항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남경 사무국장은 "실제 계약서로 인한 분쟁, 소송으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브로커들이 주체가 아니다 결국 원 소속사와 가수의 분쟁으로 빠진다. 브로커는 어떠한 손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협회 차원에서의 해결 방안은 없을까. 이남경 사무국장은 "협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제재를 하고 싶어도, 수사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당사자가 명확히 드러날 경우에는 회원사들이 해당 업체와 계약하지 않는는 정도 외에는 제재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표준전속계약서를 현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남경 사무국장은 "표준전속계약서 생긴 지 10년도 넘었다. 그때와 지금은 업계 환경이 달라졌다"면서 "최근에도 연예인 관련 이슈 터질 때마다 회사 규제 법안이 생겨난다. 입법 측면에서 상호 간 동등한 계약이라기보다, 기획사를 갑으로 보는 시선이 입법 차원에서 있다.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속계약서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후에 어떤 전속계약서, 부속합의서 가이드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렇다면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어떻게 결론이 날까. 업계에서는 법적으로 어트랙트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소속사 어트랙트에 잘못이 있다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어트랙트가 크게 불리하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문제는 전속계약상 불합리한 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관계자는 "갈수록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기 힘들어지는 분위기"라며 "작은 회사는 더 힘들다. 연예기획사는 분쟁이 터지는 그 순간부터 마이너스다. 정상적인 활동을 못하기 때문이다. 스타를 만들기 위해 우선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금 회수 전 이런 이슈가 생기면 큰 손해다"라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