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임종룡 회장의 100일…상생금융 전도사 vs 관치금융 선봉장

한유주 기자 2023. 7. 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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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난 '100일 행보'에 금융권의 평가가 엇갈린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0일간 다른 지주회장보다 공개 행사가 잦았다.

임 회장 취임 직후 우리금융은 20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했고, 전세사기 피해가 부각됐을 땐 가장 먼저 지원책을 마련해 이슈를 이끌었다.

임 회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처음 단행한 인사에선 우리금융의 새 경영진 9명 중 4명이 연세대 출신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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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상업' 갈등 희석됐지만 '연대·호남' 부상에 비판 목소리도
조병규 '원팀' 완성…기업금융 부활·비은행 자회사 인수 최대 과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구 우리금융 상암센터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소방청 '금융권 전산센터 화재 예방·대비 업무협약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관료 출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난 '100일 행보'에 금융권의 평가가 엇갈린다.

금융위원장을 지낸 이력답게 '상생금융' 이슈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밀착행보가 이어지며 '관치금융'의 선봉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은행장 선임프로그램'으로 그룹 내 파벌갈등을 끊어낼 기초를 닦았지만 '연세대·호남' 출신이 부상하면서 또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0일간 다른 지주회장보다 공개 행사가 잦았다. 그 곁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한 때가 많았다. 우리금융이 상생금융이나 소비자 지원책 등을 먼저 내놓으면 당국이 화답하는 모습이 한달에 한번 꼴로 연출되고 있다.

임 회장은 내정 직후 은행과 저축은행에 '상생금융부'를 신설했다. 임 회장 취임 직후 우리금융은 20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했고, 전세사기 피해가 부각됐을 땐 가장 먼저 지원책을 마련해 이슈를 이끌었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지원책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지은 '상생금융 1호'란 이름에도 뒷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 1호로 내놓고 2호, 3호를 간접적으로 요구하는 게 속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선제적으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기준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위기에 대비한 실탄확보나 주주 등 다른 이해관계자를 고려할 측면이 많은데 때론 관료의 눈으로만 시장을 바라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내부 인사 개혁 의지에도 평가가 엇갈린다. 우리금융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내정하면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첫 가동했다. 이원덕 현 행장이 임 회장 내정과 동시에 사의를 표하면서 빈자리를 메우는 게 급한 과제였다. 그런데 우리금융은 4단계에 걸친 내외부 평가를 받느라 2개월을 끌었다.

그 결과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막 자리한 조병규 은행장이 내정되자 '연쇄 인사' 부담을 무릅쓴 의외의 결과란 평이 나왔다. 곧이어 '기업영업통'이란 조 내정자의 이력을 고려하면 '기업금융 명가'를 부활이란 그룹 목표에 최적임자란 해석이 뒤이었다.

결과적으로 빠르게 후임을 정해야 했던 상황이지만 오랜 파벌갈등에 지쳐있던 구성원과 시장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비쳤다.

일각에선 '자기사람 챙기기'는 노골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 회장 취임 이후 동문·동향인 연세대, 호남 출신이 약진하며 나온 뒷말이다. 임 회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처음 단행한 인사에선 우리금융의 새 경영진 9명 중 4명이 연세대 출신으로 꾸려졌다.

임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비중을 30%로 확대해 성장 동력을 새롭게 마련하고 기업금융 명가로 다시 자리매김하자"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병규 은행장 취임으로 계열사 진용이 모두 갖춰지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모아지고 있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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