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약국] 간 피로 푸는 우루사 누구나 먹어도 될까

김명지 기자 2023. 7. 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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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사 주성분 UDCA 담즙산 합성 물질
지방 콜레스테롤 대사 돕고 간세포 독성 씻어내
담석증은 담즙 콜레스테롤 농도 높아진 탓
곰 쓸개 아닌 소, 닭 쓸개에서 추출
100㎎ 일반의약품 하루 최대용량 300㎎
“많이 먹는다고 효과 더 좋은 것 아냐”
대웅제약은 지난 2011년 선보인 우루사 광고 2탄에서 집안일도 잘하는 차두리 캐릭터를 선보였다./대웅제약 제공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는 40대 A씨는 매일 아침 우루사를 한 알씩 복용합니다. A씨는 3년 전 심한 담석증으로 담낭을 절제했는데, 간에 부담을 줄여주는 목적으로 복용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루사 복약 주의사항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담석증 환자가 가슴 통증을 느끼면 약을 중단하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문제를 느끼지 않았지만, 걱정됩니다. A씨는 우루사를 계속 먹어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우루사를 복용해도 됩니다. 우루사의 주성분은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로, 담즙 분비를 촉진해 간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빠르게 제거하는 인공합성물질입니다. 담낭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이 겪는 속쓰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우루사와 담석증의 연관성을 설명하려면, ‘간’의 대사 과정부터 알아야 합니다. 간은 우리 몸 화학 공장이라고 불리는데, 단백질, 탄수화물의 대사를 돕고 영양소를 합성하고 저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입니다.

담즙은 탄수화물⋅지방을 소화하고, 몸속 노폐물과 독성 물질이 배출되도록 돕는 소화효소 활성제입니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서 쓸개(담낭)에 농축돼 저장되는데, 식사하면 우리 몸은 담낭에 담긴 담즙을 담관(담즙이 흐르는 통로)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흘려보내 지방질 소화를 돕습니다. 또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조절하는 동시에 간세포의 독성을 씻어냅니다.

조선DB

담석증은 담낭과 담관(담도)에 돌이 생긴 병입니다. 담즙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인데, 콜레스테롤이 원인이 된 경우가 대부분(80%)입니다. 끈적끈적한 지방인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떠돌아다니는 유기염들과 뭉쳐서 돌덩이가 됩니다. 담즙에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져 생기는 병이지요.

UDCA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대사를 돕기 때문에 담석증 치료에 쓰입니다. 2008년 발간된 대한내과학회지를 보면 몸무게가 80㎏인 담석증 환자들에게 6개월~2년 UDCA 640~800㎎을 복용하도록 했더니, 크기 10㎜ 미만 담석은 10명 중 5명이 없어졌고, 크기 5㎜ 미만은 10명 중 7명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위 밴드 수술을 받은 비만 환자들은 담석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UDCA를 복용하면 담석이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낮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가슴 통증이 있는 담석증 환자에게 우루사 복용 중단을 권고한 이유는 담관 때문으로 보입니다. 담석증이 심한 환자들은 담석으로 염증이 생겨 담관이 좁아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담즙이 십이지장 등으로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담즙산 분비가 촉진되면 오히려 문제가 되겠죠. 막힌 수도관에 물을 틀었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렇다면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어떨까요. 담즙산은 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담낭을 잘라내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간에서 생산된 담즙을 농축 저장해 둘 곳이 없어지니, 위장의 소화 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순 있습니다. 간은 담낭이 있었을 때처럼 담즙을 한꺼번에 배출했다가는 십이지장이 깜짝 놀랄 테니까요.

이 때문에 우리 몸은 간이 담즙을 천천히 하도록 배출 속도를 조절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담즙산이 대장으로 직행해, 설사를 일으키거나, 위로 역류해 속쓰림을 유발합니다. 최근에는 담낭을 절제한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UDCA는 알코올에 따른 간 손상을 예방하거나 개선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간세포에 에탄올과 UDCA를 함께 투여했더니, 에탄올만 넣은 간세포와 비교해 세포 생존능력이 높아졌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UDCA를 곰쓸개(웅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은 소와 닭 쓸개즙에서 추출합니다. 지난 1927년 일본 제약사 쇼다가 소 쓸개즙에서 추출에 성공한 후 1960년대 의약품으로 개발했습니다. 대웅제약은 일본에서 UDCA를 수입해 우루사를 만들다가 1981년 자체 합성으로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닭 쓸개까지 확대됐습니다.

대웅제약 의약외품 우루샷/대웅제약 제공

우루사는 UDCA 함량에 따라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나뉘고, 의약외품으로는 우루샷이 있습니다. 전문의약품 우루사는 UDCA 성분 200~300㎎, 일반 약 우루사는 50~100㎎, 편의점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우루샷에는 30㎎(1알, 15㎎, 1회 2알 복용)이 들어있습니다.

UDCA 함량이 높다고 사람 몸에 더 좋은 건 아닙니다. 일반의약품 ‘우루사 100㎎의 하루 최대 복용량은 300㎎입니다. 하루 3알 이상 먹지 말라는 거죠. 약사 출신의 대웅제약 관계자는 “‘약은 약사에게 처방은 의사에게’라는 슬로건이 있는 것처럼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정량을 복용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또 우루사가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는 복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당뇨약에 들어간 툴부타미드라는 성분을 UDCA와 함께 복용하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저혈당이 오고 두통, 현기증이 날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라민이 들어간 고지혈증약은 UDCA를 같이 복용하면 약효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경구용 피임제, 여성용 호르몬제인 에스트로젠을 우루사와 함께 복용하면 담석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을 함유한 제산제, 담즙산 흡착제도 UDCA 흡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가임 여성이나 임신부도 우루사를 복용하면 안 됩니다. 피로하다고 무작정 자양강장제부터 찾기보다는 평소 건강 관리에 힘써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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